김건희 특검이 막바지에 기소한 사건들이 법원 판단대에 오른다. 최근 법원이 특검 수사 범위를 엄격하게 해석하며 공소 기각 판결을 잇따라 내리면서 특검 기소 사건 전반의 향방을 가를 기준이 형량이 아닌 '절차의 적법성'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는 오는 5일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혐의를 받는 김예성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김씨는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불리며 이른바 '집사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왔다.
김씨는 자신이 설립에 관여한 IMS모빌리티가 사모펀드를 통해 대기업과 금융권으로부터 유치한 투자금 일부를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특검은 김씨에게 징역 8년과 추징금 4억여원을 구형했다.
다만 이번 재판의 핵심은 형량 판단보다도 공소 유지 여부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씨 측은 해당 사건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위법한 별건 수사에 따른 기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여사와의 연관성 역시 부인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최근 법원의 연이은 공소 기각 판단이 있다. 법원은 특검이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범죄'라며 기소한 사건들에 대해 특검법이 규정한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지난달 28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증거인멸 혐의 일부에 대해 공소 기각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해당 혐의가 특검법상 수사 대상 규정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국민적 관심이 크다는 이유로 수사 대상을 느슨하게 해석해선 안 된다"며 과잉금지와 적법절차 원칙을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도 김건희 특검이 기소한 국토교통부 서기관의 뇌물 혐의 사건을 공소 기각했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해당 범죄 사이에 범행 시기와 내용, 인적 연관성 측면에서 합리적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법원 판단의 공통점은 특검법에 따른 수사 대상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점이다. 수사 과정에서 범죄를 인지했더라도 원래 수사 대상 사건과의 관련성이 명확하지 않으면 기소 자체가 무효라는 취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김예성 사건은 특검 막바지 기소 사건 가운데 사실상 첫 시험대로 평가된다. 공소 기각 여부에 따라 이후 재판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특검 기소 사건의 피고인 측에서는 공소 기각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상민 전 검사 측은 공소 기각 의견서를 제출했고,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역시 별건 수사에 따른 절차적 하자를 주장 중이다.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펴고 있다.
이번 주부터 특검이 기소한 주요 사건들의 재판도 본격화된다. 채상병 수사 외압 사건은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고,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역시 첫 재판 절차에 들어간다. 모두 특검이 수사 끝무렵에 기소한 사건들이다.
법조계에서는 김예성 사건을 포함한 향후 판결이 특검 수사의 정당성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한 형사소송 전문 변호사는 "법원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 규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른 사건들에도 동일한 잣대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예성 사건 1심에서 법원이 다시 한 번 공소 기각을 선택할 경우 특검은 남은 재판에서 수사와 기소의 정당성을 둘러싼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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