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에 반도체장비 우회 수출...美기업·韓자회사 3600억원 벌금

  • SMIC에 56차례 무허가 수출...BIS "역대 두 번째 규모 제재"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CI 사진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유튜브 캡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CI [사진=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유튜브 캡처]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이 한국 자회사를 경유해 중국에 장비를 수출한 사실이 적발돼 거액의 벌금을 물게 됐다.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통제망이 한국 내 자회사까지 정조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이 전날 발표한 자료에서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와 한국 자회사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AMK)는 중국에 미국산 반도체 제조장비를 불법 수출한 혐의와 관련해 미국 정부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총 2억5200만 달러(약 3600억원)의 벌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이는 BIS가 지금까지 부과한 벌금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다.
 
BIS에 따르면 AMAT는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중신궈지)에 반도체 제조장비인 이온주입 장비를 수출해왔다. SMIC는 2020년 미국 상무부의 수출통제 명단에 등재된 기업이다.
 
그러나 AMAT는 2021년과 2022년 해당 장비를 한국에 있는 자회사로 보내 조립한 뒤 중국으로 수출하면서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미 정부의 수출 허가를 신청하거나 취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총 56차례에 걸쳐 수출통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수출통제 규정은 제3국을 경유한 재수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BIS는 두 회사가 중국에 불법 수출한 장비의 가치를 약 1억2600만 달러로 산정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불법 거래액의 최대 두 배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번 합의에 따라 AMAT는 자사의 수출통제 준수 프로그램에 대한 외부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BIS는 불법 수출에 책임이 있는 직원과 고위 경영진이 더 이상 두 회사에 고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 기술이 중국에 이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산 반도체와 제조장비에 대한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 네덜란드 등 주요 반도체 장비 제조국에 대중 수출 통제 동참을 요구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한국에 본사를 둔 기업뿐 아니라 미국 기업의 한국 자회사를 통한 우회 수출 가능성까지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협력하는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 자회사들이 다수 진출해 있어, 업계 전반에 경계감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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