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공포에 '동전주'가 '지폐주'로… '천원 사수' 데스매치 시작됐다

  • 동전주 퇴출 요건 신설…166개 동전주 직격탄

  • '천원 사수 랠리' 가능성…투기 수요·변동성 확대 우려

사진챗GPT
[사진=챗GPT]

금융당국이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신설하면서 코스닥 시장에 '천원 사수(死守)'라는 비상이 걸렸다. 상장폐지 위기감이 커지자 일부 동전주들은 반등에 나서며 '지폐주' 등극을 노리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퇴출을 피하기 위한 주가 부양 시도가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1000원 미만에 거래되던 종목들이 잇따라 급등했다. 지난 13일 상상인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21.02% 상승해 747원에서 904원으로 뛰었다. 같은 날 KNN도 720원에서 798원으로 오르며 10.83% 상승 마감했다. 한국캐피탈은 942원에서 1000원으로 6.16% 상승했고, 에쎈테크 역시 464원에서 504원으로 8.62% 올랐다. 전날인 12일에도 에스코넥, 케이바이오, 뉴인텍 등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동전주 중심의 강한 매수세가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11일 발표한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개혁안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인 종목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 절차로 이어진다.
 
실제 2022년 상장폐지 조건 완화 이후 상장폐지 종목 수는 감소했지만 퇴출이 지연되면서 거래가 부진한 동전주의 수와 비중은 급증했다. 2021년 57개로 코스닥 전체 3.7%를 차지하던 동전주는 2024년 191개로 10.7%까지 늘었다. 금융위 발표 직전인 지난 11일 기준 동전주는 166개(9.1%)로 집계됐다.
 
당국은 액면병합을 통한 상장폐지 우회를 막기 위해 '병합 후 액면가 미만'이라는 요건도 추가했다. 액면병합을 통해 주가가 1000원 기준을 넘더라도 액면가를 밑도는 경우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거래소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번 개편으로 형식적 요건과 실질심사 요건을 포함해 연내 상장폐지 대상 기업은 100~220개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동전주 요건에 해당하는 종목은 18~135개로 추정된다.
 
사실상 '1000원 방어선'이 제도적으로 만들어진 셈이다. 동전주들이 이번 제도 개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무상증자, 전환사채(CB) 구조조정, 사업 재편 등 다양한 방식이 주가 부양 수단으로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전주 특성상 유동성이 낮고 재무구조가 취약한 경우가 많아 단기 급등 이후 급락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 변화를 계기로 동전주가 하나의 '테마'로 묶이며 투기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자본시장 체질 개선에는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활한 상장폐지는 주식시장 차원에서 체질 개선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상장폐지 회피를 위한 주가 부양 기대감이 단기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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