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 시대 개막] "신경 쓰이네"… 中 저가 공세에 메모리 점유율 방어 골치

  • 중국 저가 공세, 레거시 시장 잠식 본격화

  • HBM4 독주 뒤 흔들리는 점유율 방어전

  • 범용 D램 반값에 "K반도체 대책 마련해야"

메모리 반도체 생산 공정 사진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생산 공정. [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4 양산 경쟁에 총력을 기울이는 사이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저가 공세로 범용 D램과 저가 HBM 시장을 잠식하면서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글로벌 메모리 공급난 장기화 속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물량을 확대하면서 한국 기업의 점유율을 갉아먹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꺾인 후 중국 업체에 맞서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는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상하이 공장에 HBM 생산라인을 대폭 확대하며 글로벌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전체 D램 생산능력의 20%에 달하는 월 6만장 규모 웨이퍼를 HBM3 생산으로 전환하고, 동시에 범용 D램·LPDDR5X 등에서 '반값 수준'의 저가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글로벌 공급 부족 탓에 가격이 폭등한 틈을 타 모바일·PC용 레거시 제품을 저렴하게 풀면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양츠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역시 후베이성 우한에 3공장을 신설하며 낸드플래시와 D램 생산을 병행하고 있다. YMTC는 모바일용 저가 낸드플래시로 지난해 글로벌 점유율 10%를 돌파한 데 이어, 신규 공장 생산능력 절반을 D램에 투입하며 HBM 시장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국가 보조금과 자국 인공지능(AI) 서버, 로컬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를 발판으로 범용 메모리부터 물량전을 펼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HBM에 집중하는 사이 오히려 레거시 시장 빈틈이 커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전체 D램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을 범용 제품 제조에 할애하고 있어 중국의 저가 공세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HBM4 세계 최초 양산으로 고부가 시장을 선점했지만, 스마트폰·PC용 DDR4·LPDDR5 등 레거시 부문에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 마진 압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는 단순 가격 경쟁에 그치지 않는다. 시장에선 한·중 간 반도체 기술 격차가 2~3년 수준으로 좁혀진 것으로 평가한다. 한국 기업의 HBM4 독주 국면에서 중저가 HBM3·HBM3E 시장을 중국 업체들이 잠식한다면 향후 경쟁 구도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실제 미국 테크기업들도 중국 메모리 반도체 사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IT매체 콰이커지와 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HP·델을 필두로 에이서, 에이수스 등 글로벌 PC 제조사들이 CXMT의 D램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 부족에 따른 메모리 가격 폭등을 회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공급 안정화 이후에도 중국산 가격 경쟁력이 거래선 재편을 부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단기 실적은 탄탄하지만, 범용 시장 잠식으로 인한 마진 희석과 공급망 리스크가 장기 변수로 부각될 수 있다"며 "HBM4 이후 세대 기술 개발과 함께 공정 효율화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