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월세 반년새 40% 증발에…'생존 매수' 내몰린 실수요자들

  • 경기 생애 첫 매수자 비중 60% 육박…10개월 만에 7%p 상승

경기 1기신도시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기 1기신도시 전경.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들어 경기 집합건물 매입에 나선 생애 첫 매수자 10명 중 6명은 3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집값 급등과 전세난에 밀린 임차인들의 최후 피난처였던 경기도마저 전월세 매물이 급감하고 임대료가 치솟으면서, 실수요 임차인들이 생애 첫 매수에 나서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에서 집합건물(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을 매입한 생애 첫 매수인 중 30대 이하 비중은 59.4%로, 지난해 4월(52.3%)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임차 시장에서 밀려난 청년 실수요자들이 매매 시장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30대 이하 매수 비중 상승은 하반기 규제 강화 시점과 맞물려 더욱 가팔라졌다. 지난해 11월 58.5%, 12월 58.6%에 이어 올해 1월 59.4%로 3개월 연속 비중을 늘렸다. 경기 일대마저 전월세 매물이 급감하며 '울며 겨자 먹기'로 매수에 나서는 양상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임차 시장의 여건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경기도 전월세 매물량은 2만4959건으로, 6개월 전(4만301건) 대비 38.1% 급감했다. 불과 반년 사이 10건 중 4건꼴로 매물이 증발한 셈이다. 서울의 전세난과 월세 상승을 피해 경기로 향하던 임차인들의 선택지 자체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매물 급감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기도 아파트 입주 물량은 과거 연평균 11만3000가구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7만4760가구, 올해는 6만7024가구로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2~3년 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과 공사비 급등으로 착공이 지연·취소된 여파로, 단기간 내 물량 확대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분양·착공 실적에서도 반등 기미는 찾기 어렵다. 2025년 전국 분양 물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경기 대규모 정비사업도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미래 공급마저 불투명한 셈이다. 3기 신도시 입주 본격화가 2027년 이후로 예정돼 있어, 공급 공백은 최소 2년 이상 지속될 전망이다.
 
현장에서는 임차 시장의 구조적 붕괴가 청년층의 생애 첫 매수를 사실상 강제하는 국면에 이르렀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출 규제와 고분양가가 동시에 압박하는 상황에서 '생존매수'에 나선 청년들의 재정 부담이 한계에 이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 안양시의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세는 이미 씨가 말랐고 월세도 가격이 크게 올라서, 젊은 손님들이 '차라리 사겠다'며 매매로 돌아서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며 "그런데 사려고 해도 대출이 막혀 있고 가격도 만만치 않아 대출이 가능한 일부 물건만 소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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