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공장 내부, 전등은 모두 꺼져 있지만 로봇 팔들은 24시간 동안 쉼 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인간 작업자의 지시나 모니터링 없이도 인공지능(AI)이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공정 변수를 최적화한다.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제조업의 미래, 피지컬 AI를 접목해 대부분의 공정을 자동화한, 제조업의 미래 '다크팩토리' 모습이다.
25일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다크팩토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546억 4000만달러(한화 약 73조 원)에서 올해 602억6000만 달러(약 80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 10.3%에 달하는 수치다. 오는 2030년까지 시장 규모는 881억 2000만 달러(약 117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피지컬 AI 기반 제조 공정 도입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비용 압박이 커지면서, 24시간 중단 없는 생산이 가능한 '다크팩토리' 모델이 기업들의 생산성 향상과 비용 최적화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샤오미 공장이 대표적인 다크팩토리 모델이다. 이는 로봇과 AI가 주도해 사람 개입 없이 운영되는 완전 자동화 제조 시설이다. 말 그대로 '불 꺼진 공장처럼' 사람이 없기 때문에 조명이나 냉난방 등 에너지 사용 없이 24시간 연속 생산이 가능하다. 샤오미는 자체 자동화 플랫폼인 '하이퍼IMP'를 도입해 높은 생산성을 확보했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다크 팩토리는 연간 최대 1000만 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있다. 최대 가동 시 기준으로 보면 평균적으로 1초에 1대의 스마트폰이 생산되는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다크팩토리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다크팩토리 상용화를 목표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현대차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 초자동화 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혁신센터는 조립 및 검사 공정의 약 70%가 자동화돼 있으며, 약 200대의 로봇이 공장 내에서 작업하고 있다. 연간 3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
우리 정부도 AI팩토리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에는 AI팩토리 선도 프로젝트 신규 65건을 지원할 예정이고, 이는 신규 예산의 65% 규모에 해당한다.
또한 지난해 9월 산업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M.AX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현재 제조 및 제조서비스 AI와 피지컬 AI 등 11개 분과로 구성되어 있다. 2030년까지 AI 팩토리 500개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참여 기관은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포스코, 대한항공,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총 1300개사다. 올해 협의체를 통해 제조 AI에 정부 예산 7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제조 AX 관련해 100조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크게 △제조 파운데이션 모델 △에이전틱 AI △피지컬 AI 등 3가지 기술 역량에 집중 투자한다. 특히 현재 제조 산업의 AI 활용은 규칙 기반 반복 수행 자동화에 머물러 있다는 한계가 있다. 대규모 제조 데이터를 사전에 학습해 현장 문제 해결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범용 제조 특화 모델을 지원하고 있다.
김동완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피지컬 AI PD는 "사람이 사용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된 GPT나 제미나이를 바로 제조 현장에 적용할 수 없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제조 산업 현장에서는 PEFT(효율적 미세조정)를 기반으로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조 현장의 데이터를 직접 학습한 공통 백본 모델을 개발하고, 이러한 백본 모델 위에 업종별 모델인 로라(LoRA)를 올리는 방식으로 산업별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AI팩토리의 수출 기반도 구축할 계획이다. 공정 설계부터 공급망 관리, 물류 최적화까지 제조 전 단계를 아우르는 풀스택 AI 기술을 개발해,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공장(다크팩토리 등)을 구현할 계획이다. 이러한 풀스택 AI 팩토리를 패키지 형태로 구축해 해외에 수출하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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