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법왜곡죄' 도입을 포함한 사법개혁 법안 처리를 앞두고 있다. 판사·검사가 위법·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법을 왜곡할 경우 형사처벌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재판소원제 도입, 대법관 증원까지 이른바 3대 사법개혁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여당은 사법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고, 야당과 사법부는 사법 독립 침해를 우려한다.
출발점은 분명하다. 그동안 누적된 사법 불신이다. 일부 판결과 수사 과정에서의 논란은 "사법도 통제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키웠다.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원칙은 사법부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 고의적 법 왜곡이 있다면 제재 장치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불신이 크다면 처방전은 더 정교해야 한다. 특히 형벌을 통해 재판 행위를 직접 규율하는 방식은 헌정 질서의 미세한 균형을 건드린다. 수정안이 적용 대상을 형사사건으로 한정하고 구성요건을 구체화했지만 '의도적 왜곡'의 판단 기준이 어디까지 명확해질 수 있는지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결과에 대한 불만이 형사 고소로 이어지는 구조가 된다면 재판은 위축되고 방어적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
물론 사법 독립은 법관을 절대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방패가 아니라 다수 권력으로부터 국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하지만 동시에 사법 책임성의 강화 역시 중대한 국민적 요구다. 이 두 가치는 충돌하는 듯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함께 지켜야 할 헌법의 축이다. 어느 한쪽의 명분만으로 다른 축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사법 불신은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해법에도 더 깊은 숙의가 있어야 더 많은 공감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제도는 한 번 바꾸면 되돌리기 어렵다. 폭넓은 공론과 합의가 담보돼야 또 다른 불신을 막을 수 있다. 국회와 법원, 헌법재판소, 학계와 시민사회 등의 공개적 협의 구조 속에서 핵심 쟁점을 더욱 정밀하게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기본과 원칙, 그리고 상식을 지키는 길이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법왜곡죄법'(형법 개정안)에 대해 찬성 취지로 무제한 토론하고 있다. 2026.2.26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 '법왜곡죄'를 포함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2026.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