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을까?

사진김인만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던 정부의 주택정책 기조가 다시 세금 때리기로 바뀌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일몰이 확정되면서 오는 5월 9일부터는 양도세 기본세율 6~45%에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게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30%포인트 중과세가 적용된다. 여기에 1가구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및 보유세 인상까지 앞으로 세금 강화 카드는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

5월 9일 이전에는 팔아야 하는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중과세가 시행되는 5월 9일 이후에는 강력한 매물 잠김이 발생한다. 대출이자와 보유세, 인플레이션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손실이기 때문이다.

다주택자가 집값 상승의 주범이라며 종합부동산세(보유세)와 양도세(거래세)를 모두 올렸던 노무현·문재인 정부 시절 매물 잠김으로 오히려 집값이 더 올랐다. 입주 물량도 감소하는 마당에 매물까지 잠기면서 공급절벽은 불가피하다.

최근 10년간 수도권 다주택자 비율은 2019년 15.6%에서 2024년 13.9%까지 줄었다.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자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몰렸고 다주택자는 오히려 감소했다.

공격적 투자 성향을 가진 소수의 다주택자들은 주택 시장 침체기인 2013~2017년 무렵에 먼저 움직였다. 반면 위험 회피 성향인 다수의 1주택자나 무주택자들은 집값 폭등기인 2020~2021년 뒤늦게 움직였다.

2025년 서울 한강벨트 아파트 값 상승도 비슷하다. 양극화로 자산 격차가 벌어지면서 서울의 핵심 지역인 한강벨트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졌고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는 수요가 몰렸다.

최근에는 유주택자가 투자 목적으로 주택 수를 더 늘리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토지거래허가제로 사실상 전세를 끼고 사는 것이 불가능해진 것도 있고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굳이 세금을 더 내면서 다주택으로 갈 이유도 없다.

부동산 시장은 여러 사람들이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돌아간다. 대내외 경제 변수나 반(反)시장적 정책에 의해 이 규칙이 깨어지는 순간 굳이 사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움직이면서 과잉 수요가 발생하기도 하고, 팔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팔면서 과잉 공급이 되기도 한다.

서울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은 수요 과잉과 공급 부족이다. 현 정부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 집중화 현상을 30년 넘게 방치한 역대 정권들, 즉 국가의 책임이다. 국가의 잘못을 개인의 잘못으로 돌려 징벌적 세금으로 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징벌적 세금 규제의 결말은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두 번이나 체험했다. 다주택 보유가 불법도 아니고 세금 다 내고 민간임대 역할도 하고 있다.

그럼에도 개인이 희소성 있는 재화인 서울 아파트를 여러 채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면 주택 정책 패러다임을 바꾸면 된다. 앞으로 서울에서 개인은 거주용 1주택 보유만 허용하고 자금력이 있는 대형 법인이나 국가가 다주택자가 되어 전세나 월세 집을 제공해 주면 된다.

이미 보유한 민간 다주택자들의 집은 적정한 가격에 대형 법인이나 공공이 매입해 주면 된다. 대형법인이 민간 임대사업자가 되면 수익을 얻어야 하니 임대료는 더 올라갈 것이고 국가가 공공임대사업자가 되면 엄청난 예산이 투입될 것이다.

이 정도 각오와 대응 전략이 없다면 순리대로 보유세를 점진적으로 올리고 거래세를 내려 매물이 나오게 하고 주택 공급 역시 일관성 있게 꾸준히 추진하며, 지방의 수요자들이 먹고살기 위해 서울로 이동하지 않도록 양질의 일자리와 우수한 대학교 등 지방 경쟁력 강화 정책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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