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군함 파견' 요구…영국 신중·중국 사실상 거부

  • 스타머 "항행 자유 필요하지만 파병 어려운 결정"

  • 중국 "군사 행동 중단해야"…미중 정상회담 변수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 사진연합뉴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안보를 위해 주요국에 군함 파견을 요청한 가운데, 영국과 중국이 잇달아 신중하거나 사실상 거부하는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미중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6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총리실에서 열린 연설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 회복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군함 파견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스타머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여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며 "유럽 파트너와 동맹국들과 함께 항행 자유를 회복하고 경제 충격을 완화할 실행 가능한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문제는 나토 임무가 될 것이 아니며 그렇게 여겨진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스타머 총리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논의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영국 해군 파견 여부에 대해서는 "실행 가능한 계획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다.

또 "파병 여부 결정은 총리에게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라며 "어떤 압박을 받더라도 영국의 이익을 위해 확고히 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주요 국가들에 호르무즈 해협 안보 확보를 위해 군함 파견을 요청했다. 특히 협조가 없을 경우 나토의 미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하며 동맹국들을 압박했다.

중국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각국은 군사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린 대변인은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해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화물과 에너지 교역 통로에 충격을 주고 지역과 세계의 안정을 훼손하고 있다"며 "각국이 즉각 군사 행동을 중단하고 긴장 고조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으로부터 군함 파견 요청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로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군사 행동 자체를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호르무즈 해협 군사 작전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협력하지 않을 경우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미중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바 있다. 다만 린 대변인은 이에 대해 "양국은 계속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린 대변인은 3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시 동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입국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의 제재는 루비오 장관이 상원의원 재임 시절 중국과 관련해 한 발언과 행동을 겨냥한 것"이라며 현재는 입국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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