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와 구조적 요인이 맞물리며 분양가 상승을 고착화하고 있다. 공사비 급등이 출발점이지만, 조합·시공사 간 비용 전가 구조와 제도적 요인까지 겹치며 하락이 어려운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29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3.28로 전년 동월 대비 1.72% 올랐다. 2020년 1월 118.69였던 점을 고려하면 6년 만에 12.29% 증가한 셈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2022년 사이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약 23.8% 급상승했다.
문제는 이 비용이 분양가로 전가되는 구조다. 정비사업에서는 공사비 상승분이 조합원 분담금 증가로 이어지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 일반분양가를 높이는 방식이 반복된다. 시공사가 공사비를 선투입한 뒤 분양대금으로 회수하는 구조 역시 분양가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분쟁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경기 광명시 철산주공8·9단지 재건축 사업(철산자이더헤리티지)은 2019년 공사비를 정한 이후 세 차례에 걸쳐 공사비가 1521억원 늘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조합원당 추가 부담금이 최소 5414만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 성동구 행당7구역 재개발 사업(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은 입주까지 완료했음에도 공사비 분쟁이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월 행당7구역 조합에 169억원의 공사비 증액을 요청했지만, 조합은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하며 맞서고 있다.
신규 사업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분양가 책정 단계부터 조합과 시공사 간 이견이 커지며 사업 지연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광주 첫 ‘디에이치(THE H)’로 기대를 모았던 광천동 재개발 사업은 분양가 책정 문제로 표류 위기를 맞았다. 특히 지방 미분양 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했다. 현대건설은 당초 요구한 평당 2458만원에서 미분양 리스크를 반영해 56만원 인하를 제안했다. 반면 조합은 평당 2850만원이라는 높은 분양가를 고수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후분양 방식에서 더욱 강화된다. 착공 이후 분양 시점까지 오른 공사비와 토지비를 그대로 반영할 수 있어 가격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오티에르 반포)은 후분양 방식을 통해 일반분양 수입을 약 497억원 늘리고 조합원 분담금을 낮췄다.
이외에 △조달금리 상승 △자재·상품 고급화 △친환경·제로에너지 기준 강화 △중대재해 예방 등 각종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분양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커졌고, 여기에 규제 대응 비용과 상품 경쟁에 따른 추가 투자까지 더해지며 비용 구조 전반이 상향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분양가상한제는 당초 취지와 달리 시장 왜곡을 키우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와 건축비를 합산한 기준금액 이하로 분양가격을 제한해 인근 시장가격 대비 낮은 가격을 형성하게 된다. 이에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는 주변 시세 대비 낮은 가격으로 공급되면서 큰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
최근 대안으로 거론된 주택 채권입찰제 역시 한계가 뚜렷하다. 추가 비용 부담을 전제로 하는 구조상 자산 여력이 있는 수요자에게 유리하고, 미분양이 누적된 지방 시장에서는 수요를 끌어낼 수 없다는 점도 과제로 지적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소비재는 슈링크 플레이션으로 대응하는데 아파트는 최고급 커뮤니티 시설과 지역 대장주 중심으로 고급화되는 추세고, 제로에너지 기조도 비용 요인”이라면서 “복합적인 원인이 누적돼 분양가가 오르고 있는 만큼 분양가상한제 하나로 상승세를 억제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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