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정의 메디컬로드] 손떨림·잠꼬대·변비, 단순 노화 아닐 수도… 파킨슨병 초기 증상 주목

  • 4월 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

  • 파킨슨병 환자, 최근 4년간 14%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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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로 생성된 이미지]


"처음엔 '나이가 들어서'라고 생각했다. 손이 떨리고 걸음이 느려졌는데, 알고 보니 파킨슨병 초기 증상이었다."

60대 이후 손 떨림이나 보행 변화, 변비 같은 증상을 노화의 자연스러운 변화로 넘기기 쉽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파킨슨병의 조기 신호일 수 있어 초기 증상을 정확히 알고 조기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매년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이다. 첫 보고를 한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의 생일을 기려 제정된 날로, 치매·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뇌질환으로 꼽히는 파킨슨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한 의미를 담는다. 고령 인구 증가로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2024년 기준 약 14만3000명으로 최근 4년간 14%나 늘었다.

파킨슨병은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단백질이 뇌에 비정상적으로 쌓이며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차 손상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도파민은 몸을 부드럽고 정교하게 움직이게 하는 핵심 신경전달물질인데, 이 세포가 줄어들면서 운동 기능이 떨어진다. 왜 이런 변화가 생기는지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증상은 떨림, 서동(동작이 느려짐), 경직, 보행장애, 자세 불안정 등이다. 떨림은 70% 이상의 환자에서 나타나는 주요 증상으로, 주로 힘을 빼고 있을 때 팔·다리·턱 등에서 발생하며 의식적으로 움직이면 줄어드는 특징이 있어 다른 떨림과 구분된다. 경직은 근육·관절 통증으로 오인되기 쉽고 허리·다리 통증이나 저림처럼 느껴질 수 있다. 다리를 끌며 걷거나 자세가 구부정해지고 쉽게 넘어지는 것도 파킨슨병 의심 신호다.

더 주목할 것은 운동 증상보다 먼저 나타나는 비운동 증상이다. 변비, 수면장애, 피로, 빈뇨, 불안·우울, 환시, 인지저하 등은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시작될 수 있다. 특히 변비는 많은 환자가 겪지만, 흔히 '소화 문제'로 넘기기 쉽다.

이 가운데 렘수면 행동장애는 중요한 전구 증상이다. 정상적인 렘수면에서는 꿈을 꾸는 동안 근육이 일시적으로 마비되지만, 이 장애가 있으면 꿈을 행동으로 옮기듯 중얼거리거나 고함을 지르고 팔다리를 휘두르는 행동이 나타난다. 일부 추적 연구에서는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의 10년 내 40~60%, 15년 내 70~80%가 파킨슨병을 포함한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조성양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런 증상을 단순한 수면 문제나 노화로만 치부하면 안 된다"며 "특히 렘수면 행동장애는 운동 증상보다 수년~수십 년 먼저 나타날 수 있어 초기 변화를 반영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이 심하거나 잠꼬대로 인한 낙상·자기상해 등과 같은 안전 문제가 우려되면 신경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파킨슨병 치료는 완치보다 증상 조절과 삶의 질 유지에 초점을 둔다. 예방이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질병완화 치료제는 아직 없지만 약물치료·운동·재활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필요 시 수술적 치료도 고려된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레보도파, 도파민 작용제, 모노아민산화효소억제제, 아만타딘 등이 사용된다. 치료 반응은 대체로 좋은 편이다. 다만 장기간 사용 시 이상운동증 등 후기 운동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용량과 복용법은 반드시 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뇌심부자극술은 약물에 잘 반응했지만 운동 변동이나 이상운동증이 심해지거나 심한 떨림과 약물 부작용으로 용량 조절이 어려운 경우에 시행된다. 뇌의 담창구나 시상하핵에 전기자극을 주어 증상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운동 증상과 운동 합병증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

운동치료도 중요하다. 파킨슨병은 활동력을 떨어뜨리고 자세가 구부정하게 만들기 때문에 몸을 곧게 펴는 뻗기 운동과 근력 운동이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조 교수는 "손 떨림, 변비, 보행 변화, 잠꼬대 같은 사소해 보이는 변화가 조기 신호일 수 있다"며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만큼 이런 증상을 정확히 인지하고 신경과 진료를 서두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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