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한의 티키타카] (4) 유권자를 위한 정치컨설팅 : 공약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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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한 시사평론가]


 
필자는 오랜 시간을 ‘정치 컨설팅’을 업으로 삼았다. 그 덕에 지금은 ‘평론’을 하고 있지만, 늘 아쉬운 것은 후보자를 위한 컨설팅은 있었으나, 그 후보자를 선출하는 유권자를 위한 정치 컨설팅은 없었다는 것이다.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6.3 지방선거가 치러지게 되니 이제는 암울한 한국정치의 1막을 내리고 제대로 된 사람을 정치인으로 뽑아야 하지 않을까 해서 대한민국 최초로 ‘유권자를 위한 정치컨설팅’으로 글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앞서 저는 유권자가 후보자를 잘 알아야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고, 정치인은 늘 거짓말하기 때문에 유권자는 늘 긴장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 드릴 말씀은 선거 시기에 너도나도 남발한다고 비판받는 바로 ‘공약(公約)’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앞서 말씀드린 정치인의 거짓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그런 생각을 해 보신 적 없으실까요? 정치인은 왜 늘 저렇게 뻔한 거짓말을 ‘공약’으로 내놓고 있을까? 과연 저렇게 약속을 해 놓고 지키기나 하고 있나? 하는 의문 말입니다.
 
공약(公約)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지금까지 선거에서 최고의 공약이자 슬로건은 “못살겠다! 바꿔보자!”라고 생각합니다. 이승만 자유당 정권의 8년 장기 집권과 독재, 부정부패를 비판하면서 신익희 캠프에서 내건 선거 슬로건인데, 이는 헌정 사상 최고의 슬로건이자 공약이라고 생각합니다.
 
뭐가 되었든 후보자가 내세우는 공약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앞서 제가 후보자를 선택하는 기준을 ‘남다른 후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정치인은 당선되는 순간 다음 선거를 걱정한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정말 남다른 후보는 늘 공약을 생각합니다. 자신의 지역구가 아니라 하더라도 늘 공약을 수집합니다. 그런 사람은 당선되어 마땅합니다. 부지런한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제가 강추합니다.
 
선거 때는 중앙당에서 파견이 나오든, 아니면 정치 컨설턴트 회사와 계약을 맺어 유능한 컨설턴트가 파견되어 나오든 캠프에는 전문가들이 등장합니다. 가장 게으른 후보는 자기 지역의 실정조차 잘 모르는 후보이지만 – 설마... 그런 후보가 있겠느냐고요? 저~~~엉말 많습니다 ㅠㅠ – 그런 게으른 후보는 공약조차 전문가들에게 의존합니다.
 
예전 선거 경험을 나눕니다. 선거캠프 깊숙한 곳에 ‘외부인 출입금지’라고 써 붙인 ‘기획실’이 있습니다. 이 기획실에서는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합니다. 머리 좋은 기획자들은 대략적으로 어느 지역인지, 선거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역대 선거의 결과는 어땠는지 등 몇 가지 정보면 뚝딱 하고 공약을 만들어 냅니다. 선거 경험이 많은 정치 컨설턴트나 중앙당의 홍보 전문가들은 대략 선거에 임하기 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정보와 선거구의 주요 인사들(택시 기사님 또는 부동산 사장님) 몇 명만 인터뷰해도 그럴 듯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요령껏 홍보할 수 있는 컨셉과 구호로 만들어 냅니다. 제가 현역 정치 컨설턴트로 활동할 때 회사에서의 별명이 ‘공약 자판기’였습니다.
 
굳이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이게 다 사기라는 겁니다. 조금 아프네요. 후보자는 지역을 모르고, 하지만 출마는 하고 싶고, 준비가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마를 하게 되는데, 그럴듯한 공약이 필요하니까 남의 공약을 베끼는 겁니다. 같은 당 경쟁 후보 또는 다른 당 후보의 공약을 그럴듯하게 베낍니다. 이런 사례, 비일비재합니다. 이런 거에 속으시면 안 됩니다. 속는 게 쉽지, 속지 않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올바른 유권자 되기 쉽지가 않습니다.
 
제대로 된 공약을 만드는 후보
 
제대로 된 공약을 만드는 후보는 늘 유권자를 찾아다니는 후보입니다. 여유가 있는 후보는 선거 전에 유권자를 대상으로 현안 조사를 한다든지, 패널 조사를 합니다. 정치인들 혹은 머리가 비상한 똑똑한 사람 몇 명이 ‘기획실’이라는 곳에 처 박혀서, 머리 맞대고 고민해서 나오는 공약은 제대로 된 공약이 나오기 힘듭니다. ‘한반도 대운하’ 따위의 어이없는 공약, 오히려 유권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공약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진짜 공약은 유권자의 목소리가 반영되어 있는 공약이고, 그런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자를 선택하는 것이 정치의 실패를 방지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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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피에 잠깐이라도 들어가셔서 여러 정보를 접하시기를 권유합니다. 의외로 재미난 정보와 자료가 가득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약을 구분하는 방법
 
선거의 공약은 후보자의 공보물을 비롯해 SNS를 통해 충분히 알 수가 있지만, 그럼에도 그 공약이 좋은 공약인지 아닌지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의 보도 자료를 살펴보면 어떤 공약이 나쁜 공약인지 5가지 유형으로 정리해놨습니다.
 
첫째, 유권자는 뒷전이고 친분만 내세우는 ‘친분과시’ 형 공약
둘째, 선거 전에 한 말 다르고 선거에서 하는 말 다른 ‘표리 부동형’ 공약
셋째, 메가톤급 공약이면서도 구체적인 방법은 없는 ‘빈 수레’ 형 공약
넷째, 표를 얻기 위한 거짓말, ‘붙고 보자’ 형 공약
다섯째,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정책을 자신의 것처럼 포장하는 ‘기만’형 공약
 
‘친분과시’형 공약은 후보자의 경력부터 늘어놓습니다. 누구나 그럴 듯하게 유력 정치인과 찍은 사진을 내놓지요. 유력 정치인과의 친분을 내세워 자신의 경력을 내세웁니다. 이런 사례는 거르세요. 이 사람의 실력이 아닙니다. 정작 그 유력 정치인은 같이 사진을 찍은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표리부동’형 공약은 모든 정치인이 다 빠질 수 있는 함정이긴 한데,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자신의 과거 경력과 무관하게 다 들어주겠다는 식으로 공약을 내놓습니다. 타인의 공약을 베껴 내놓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거짓말 공약일 가능성, 공약(空約)일 경우가 많습니다.
 
‘빈 수레’형 공약은 알아보기 쉽습니다. 공약이 쇼킹하긴 한데 실제 꼼꼼하게 살펴보면 대단히 허술합니다. 보통 공약을 주장할 때 재원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기한은 어느 정도로 잡고 있는지, 추진 계획은 어떻게 하는지 표시해야 합니다. ‘빈 수레’ 형 공약은 그저 추상적으로 국가의 재정으로 쓴다고 한다든지, 추진계획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면서 그저 ~ 하겠습니다! 로 끝납니다. 특히 속지 마시기 바랍니다.
 
‘기만’형 공약은 남들이 해 놓은 사업에 숟가락만 얹는, 그야말로 사기 형 공약을 의미합니다. 이런 ‘기만’ 형 공약은 선거 시기는 물론이고 선거가 끝나고도 경쟁 후보들에게 많이 비판받습니다. 또한 이 사람의 실력이 아닙니다.
 
시민단체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세요
 
선거는 ‘종합예술’입니다. 고려해야 할 사항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탈법과 위법이 많습니다. 그때마다 등장하는 길잡이가 있는데, 바로 시민단체입니다. 아무 시민단체가 아니라 선거 시기에 선거의 불법과 탈법을 감시하는 그런 시민단체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선거 시기에는 수많은 단체가 등장합니다.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는 시민단체(실제로는 시민단체가 아니라 이름만 붙인 경우도 많습니다),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극우단체, 말로는 공명선거를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부정선거’론을 설파하는 가짜뉴스 단체 등 별의별 단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그런 시민단체는 오히려 독자 여러분만 혼란스럽게 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익숙한 시민단체, 사회적 공신력을 인정하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QnA 코너가 있으면 직접 물어 보셔도 됩니다. 어떤 식으로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도움이 되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시고 가짜 뉴스와 가짜 공약으로부터 벗어나시기 바랍니다.
 
후보자가 누구인지 잘 살펴보기, 차별화 된, 뭔가 남다른 후보 선택하기, 정치인의 거짓말 구분하기, 정치인의 공약에 대한 판단까지 말씀 드렸어요. 다음에는 정치인이 목메는 ‘공천’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필자 주요이력

- 前 정치컨설턴트
- 前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 1회 선거아카데미 교수
  • 정치평론가
- 現 경제민주화 네트워크 자문위원
- 現 최요한콘텐츠제작소 소장
 
저서 : 유권자를 사로잡는 현장정치 오마이선거 오마이전략(매일컴 刊,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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