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거 토론회…사상 첫 중남미 사무총장 탄생하나

  •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은 美 공화당 반대 걸림돌

유엔이 보도자료와 함께 공개한 아날레나 배어복 유엔 총회 의장의 상호대화 개최 서한 사진유엔
유엔이 보도자료와 함께 공개한 아날레나 배어복 유엔 총회 의장의 '상호대화' 개최 서한. [사진=유엔]

내년 1월 임기를 시작하는 차기 유엔 사무총장의 후보자 4명이 이번 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에 들어간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과 미국의소리(VOA)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는 미첼 바첼레트(75) 칠레 전 대통령, 아르헨티나 출신의 라파엘 그로시(65)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레베카 그린스판(71) 코스타리카 전 부통령, 마키 살(65) 세네갈 전 대통령 등 4명이 출마했다.

이들 후보 4인은 21~21일 양일간 토론회 형식의 '상호대화'를 진행하게 된다. 한 후보당 3시간씩 진행되며, 후보자 본인이 10분간 모두발언을 한 뒤 회원국 유엔 대표와 시민사회 관계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진행된다.

이번 선거의 관심사는 관례에 따라 라틴아메리카 출신의 사무총장이 탄생할지 여부다. 앞서 유엔은 코피 아난(가나), 반기문(대한민국), 안토니우 구테흐스(포르투갈) 등 대륙을 순환하며 사무총장을 선출해 왔다. AP통신은 "관례에 따라 이번에는 라틴아메리카 차례여야 하지만, 동유럽도 지금까지 사무총장을 배출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이 중에서 칠레 대통령과 유엔 인권 대표를 지낸 바첼레트 전 대통령은 자국과 멕시코, 브라질의 지지를 받아 출마했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이 취임 후 바첼레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 선거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물론 브라질과 멕시코로부터 받은 추천은 여전히 유효해 바첼레트 전 대통령은 여전히 선거에 나설 수 있다.

또 미 공화당 일각에서 바첼레트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은 것도 변수다. 지난달 25일 공화당 상·하원 의원 28명은 미국이 바첼레트 전 대통령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낸바 있다. 서한에서 의원들은 바첼레트 전 대통령이 "낙태 옹호 열성분자(pro-abortion zealot)"라고 비난했다. 이에 마이크 월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의심에 공감한다"는 답을 내놓은 바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과 그린스판 전 부통령은 각각 자국인 아르헨티나와 코스타리카의 추천을 받아 입후보했다. 세네갈의 살 전 대통령은 동아프리카 국가 부룬디의 추천을 받아 출마했다. 하지만 세네갈 정부는 물론 아프리카연합도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버지니아 감바 전 유엔 아동분쟁 담당 대표는 몰디브가 후보 추천을 취소하면서 출마가 좌절됐다.

하지만 누가 당선되더라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역할은 험난할 전망이다. 당장 돈 문제가 급하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미국이 유엔에 내야 할 분담금 40억 달러(약 5조8800억원)가 밀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의 재정 붕괴를 경고하기도 했다. 또 가자지구, 호르무즈 해협, 우크라이나 등에서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이끌어내는 것에서도 역할이 필요하다.

AP통신은 "2016년 선거에서는 13명이 출마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면서 "극심한 양극화와 갈등으로 얼룩진 2026년은 10년 전과 다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이란 등 여러 전쟁을 막지도 못하는 등 주요 국제적 위기에서 방관자(on the sidelines) 처지가 됐다"고 꼬집었다.

아날레나 배어복 유엔 총회 의장은 "유엔 헌장의 원칙에 의문이 제기되는 등 위기가 고조되는 지금, 세계는 유엔을 더 필요로 하고 사무총장은 강력하고 원칙에 입각하며,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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