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내수 부진, '스마트카'로 극복"...신에너지차 굴기 나선 中

  • 베이징모터쇼 개막...100여개 완성차·1000여개 부품사 참여

  • AI·자율주행 넘어 전비 효율 극대화...中 내수 침체 타개

허샤오펑 샤오펑 회장이 24일 중국 베이징 모터쇼에서 신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허샤오펑 샤오펑모터스 회장이 24일 중국 베이징 모터쇼에서 신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한지연 기자]

"우리는 '골목길의 왕'. 다음 무대 왕좌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비행차(플라잉카) 시장에서 차지할 것"(허샤오펑 샤오펑모터스 회장)

지난 24일 중국 베이징 순이구에 위치한 수도국제전시센터(CIEC)에서 열린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오토차이나 2026) 현장.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 부스 앞에는 이날 세계 최초로 공개된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X 관람을 위해 몰린 200여 명의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GX는 샤오펑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칩 4개와 2세대 VLA(Vision-Language-Action) 시스템이 탑재돼 스스로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기술을 구현했다. 허샤오펑 회장은 "자율주행은 더 이상 '얼리 어답터'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북적거리는 쇼핑 센터까지 주부들의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허샤오펑 회장이 GX에 탑재된 2세대 VLA 기술 영상을 공개하자 곳곳에서 "와"라는 함성이 터졌다. 무질서한 야시장, 불법 주차 차량이 꽉 들어찬 좁은 골목길은 물론 건물 표지판이나 '입출구'라고 쓰인 글씨를 읽고 판단하는 모습도 보였다. 관건은 빌딩 숲 사이 작은 화단에서 튀어나온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길 한가운데 드러누워 그루밍을 하는 장면이었다. 육안으로도 살피기 어려웠지만 차량은 순간 멈칫하더니 고양이를 피하기 위해 차선을 살짝 침범해 빗겨 운전했다.

허샤오펑 회장은 "고급 자율주행기술이 단순 '사용' 단계를 넘어 구매를 유도하는 필수 요소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특히 60대 이상의 어머니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율주행기술로 신규 수요를 창출해 내수 부진을 적극 돌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기억 기반의 자율주행에서 전 구간을 음성으로 인식해 학습하는 2세대 VLA 두 번째 버전이 5월 공개되면 진정한 의미의 '대중화된 자율주행'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리자동차그룹은 오토 차이나 2026에서 스마트 시티, 스마트 에너지, 스마트 플랫폼, 메탄올 생태계를 포함한 최첨단 신에너지 기술을 종합적으로 공개했다.
지리자동차그룹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가 009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하며
지리자동차그룹은 스마트 시티, 스마트 에너지, 스마트 플랫폼, 메탄올 생태계를 포함한 최첨단 신에너지 기술을 종합적으로 공개했다. 지리자동차그룹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가 공개한 009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사진=지리, 한지연 기자]

다음달 3일까지 열리는 '오토차이나 2026'에서 중국 완성차 브랜드들은 심각한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AI 기술을 적용한 신차를 대거 공개했다. '미래의 지능(Future of Intelligence)'을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현대차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BMW·폭스바겐그룹 등 글로벌 완성차와 BYD그룹·지리자동차그룹·체리자동차그룹·샤오미·샤오펑·니오 등 100여 개 이상의 현지 기업이 참석했다.

현장에서 만난 리오토 관계자는 "정부의 신에너지차(NEV)전략이 양적 팽창에 질적 성장으로 옮아가면서 로컬 업체들의 기술 개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차량에 AI가 결합되면서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기능은 물론 전력 충전이나 운용 시스템도 대폭 개선돼 주행거리가 1500km는 표준이 됐고, 곧 2500km 시대도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국내 진출을 앞둔 지리자동차그룹은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꾸리고 '체화 지능'을 콘셉트로 한 지커·링크앤코·갤럭시 등의 신에너지 전략차와 이족 보행 로봇 '에바', 스마트 시티, 메탄올 생태계 전략 등을 공개했다.

가장 관심을 끈 건 중국 최초의 로보택시 전용 프로토타입 'EVA 캡'이다. 양자 수준의 AI 아키텍처를 적용한 EVA 캡은 업계 최초로 양산 준비를 끝낸 레벨 4 수준의 로보택시로, 항저우·쑤저우 등에서 1년간의 시범 운영을 거쳐 2027년부터 본격 출시된다.

지커와 링크앤코 역시 AI 기술을 통해 주행거리·충전시간·연비·운전자의 안전 등을 대폭 개선한 신차를 선보였다. 지커는 신형 009, 8X, 9X 등 럭셔리 라인업을 강화했는데 특히 8X는 900V 고전압 시스템과 3모터 전기 구동계를 통해 순간 최고 출력 1030kW, 제로백(0~100km) 2.96초대를 달성 '세계에서 가장 빠른 하이브리드 SUV'를 구현했다.

링크앤코가 5월 출시 예정인 전기 스포츠 세단 10+와 10 역시 900V 고전압 기반 95kWh 골든 배터리가 적용돼 1초에 2km 주행이 가능한 초고속 충전 속도를 완성했다. 지리자동차 그룹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한 AI 생태계 기술을 통해 자동차 제조사에서 글로벌 지능형 모빌리티 기업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 BYD 부스에 전시된 '플래시 차저' 기술. BYD 플래시 차저는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와 결합해 5분 충전으로 10%에서 70%까지(약 400km 주행 거리) 충전할 수 있는 초고속 충전 기술이다.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 BYD 부스에 전시된 '플래시 차저' 기술. BYD 플래시 차저는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와 결합해 5분 충전으로 10%에서 70%까지(약 400km 주행 거리) 충전할 수 있는 초고속 충전 기술이다.[사진=한지연기자]
[사진=한지연 기자]
모터쇼 샤오미 부스를 입장을 위해 대기중인 행렬[사진=한지연 기자]

BYD도 산하 브랜드와 덴자·양왕·포뮬러바오 등을 통해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 전략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특히 BYD는 영하 30도 이하의 아이스박스에 덴자 'Z9 GT'와 포뮬러바오의 '타이 3'를 직접 넣고 완충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관람객들이 체감할 수 있게 한 부스로 눈길을 끌었다. 차량의 고스펙, 자율주행 기능 강화 못지않게 에너지 효율도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아이스박스는 영하 35도까지 내려가 차량에 살얼음이 껴 있는 상태였지만 BYD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는 10%에서 70% 완충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같은 중국 완성차 굴기 속에서 현대차는 전기차 '아이오닉 V'로 승부수를 띄었다. 아이오닉 V는 앞서 공개한 콘셉트카 '비너스'의 양산형 모델로 현대차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 중국 전략 모델이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께 SUV 모델을 추가로 선보이고, 2030년까지 20종의 신차를 투입한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24일 현대차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에서 많이 배우고 성장하겠다"면서 "가장 어려운 시장이지만 중국에서 다시 한 번 재기해 성공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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