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우의 리:부트] 전세 품귀 속 다시 뛰는 '서울 집값'

 
사진챗GPT
[사진=챗GPT]
 
[편집자주]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은 언제나 뜨겁습니다.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삶의 기반이자 자산의 중심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죠. 천자문에서도 하늘 다음에 땅이 나오고, 우주(宇宙)는 집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죠. 그만큼 부동산은 우리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제입니다. ‘홍승우의 리:부트’는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부동산 이슈를 다시 들여다보는 코너입니다. 집값, 전월세, 청약, 재건축·재개발, 정책 등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부동산 트렌드를 쉽게 풀어내겠습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시 예민해지고 있습니다. 전세 매물이 줄고 가격은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죠. 당장 이사를 앞둔 사람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이 줄어든 것입니다.
 
요즘 시장을 설명하는 핵심 단어는 단연 ‘전세 품귀’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기준으로 4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5%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전세가격은 0.22% 상승했습니다. 매매가격보다 전셋값이 더 빠르게 움직인 것입니다. 서울 전셋값 상승폭이 7주 연속 커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시장의 온도를 먼저 끌어올리는 쪽은 매매가 아니라 전세라는 얘기입니다.
 
전세시장이 먼저 달아오르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찾는 사람은 있는데 매물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3만189건입니다. 올해 1월 1일 4만4424건과 비교하면 32.1% 줄었습니다. 연초만 해도 눈에 띄던 매물이 석 달여 만에 1만4000건 넘게 사라진 거죠.
 
반면 전세값은 서울 전역에서 전부 올랐습니다. 예전에는 “비싼 동네만 오른다”는 인식이 강했다면 지금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았던 지역까지 전세난이 번지는 모습입니다.
 
사진제미나이
[사진=제미나이]

이런 흐름은 세입자들의 심리를 바꿔놓고 있습니다.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둔 실수요자들은 “조금 더 버틸까”보다 “지금이라도 움직여야 하나”를 고민하게 됩니다. 보증금이 수천만원씩 오르면 월세 전환을 검토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반대로 월세 부담이 커지면 차라리 매매를 생각하는 수요도 나올 수 있습니다. 전세시장의 불안이 매매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매매시장은 전세시장보다 조금 더 복잡합니다. KB부동산 4월 주택시장 리뷰에 따르면 3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35% 올랐습니다. 수도권은 0.61% 상승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분위기가 꽤 좋아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지역별 차이가 큽니다. 최근 가격이 많이 올랐던 주요 지역 아파트는 상승폭이 둔화됐습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지역은 여전히 매수세가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서울 강남권은 대표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분위기입니다.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데다 대출 부담, 보유세 부담, 금리 변수 등이 겹치면서 매수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다주택자 매물이 늘고 일부 호가가 조정되면서 강남과 경기 과천의 매매가격이 하락 전환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2~3월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강남구는 -0.74%포인트, 서초구는 -0.51%포인트, 과천은 -0.56%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노원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은 분위기가 다릅니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실거주 수요가 꾸준한 지역에서는 가격이 버티거나 오르는 흐름이 나타납니다. 고가 주택 시장은 관망세가 짙어지고, 중저가 지역은 실수요가 받쳐주는 식입니다. 같은 서울 아파트 시장 안에서도 집값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인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문제는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을 떠받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 세입자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보증금을 더 올려 재계약할지, 월세를 감당할지, 아니면 매수로 돌아설지 따져보게 됩니다. 특히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전세보다는 매매하자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전세난은 매매시장 하방을 막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수세가 곧바로 크게 확산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금리 부담이 만만찮기 때문입니다. 대출 규제도 실수요자에게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 부동산 시장이 전세를 중심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매매시장은 급등보다 선별적 상승에 가까운 흐름이 예상됩니다. 반면 전세시장은 매물 부족이 풀리지 않는 한 상승 압력이 쉽게 꺾이기 어렵습니다. 특히 입주 물량이 부족한 지역이나 학군 수요가 몰리는 지역은 전세가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봄 이사철이 지나도 전세 매물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는다면 실수요자들의 고민은 더 깊어질 전망입니다.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은 더 높은 보증금을 준비해야 하고, 매수를 고민하는 사람은 가격과 대출 부담을 동시에 따져야 하죠.
 
이제는 집값이 어디까지 오를지보다 당장 살 집을 구하는게 현실적인 문제가 됐습니다. 전세난을 해결할 묘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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