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과 달리 바이오 투자 심리는 위축되고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는 등 악재가 지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바이오 반등 신호탄으로 HLB의 간암 1차 치료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 승인 여부가 주목된다. 허가 성패가 그룹의 미래 방향성을 가름할 전망으로, 진양곤 HLB 의장이 마침내 '삼수생'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HLB는 7월 예정된 간암 1차 치료제 FDA 허가, 9월 담관암 2차 치료제 허가에 이어 신경영양성 각막염 치료제 임상 결과 등 잇따른 빅이벤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이들 허가 중 몇 건이 승인될지가 HLB 그룹 전체의 향후 방향성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받는 후보물질은 간암 1차 치료제인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다. 해당 치료제는 현재 FDA 허가 심사 단계에 있으며, 내달 7월 23일 내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리보세라닙은 간암 세포의 성장 신호를 차단하는 타겟 치료제이며, 캄렐리주맙은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관문억제제(PD‑1 억제제)다. 리보세라닙은 종양 혈관 형성에 관여하는 VEGFR-2를 차단해 암세포로의 영양 공급을 억제하는 한편, 비정상적 혈관 구조를 정상화해 면역세포 침투를 돕는다. 여기에 캄렐리주맙이 결합되면 T세포의 면역 회피 기전을 해제해 암세포 공격을 활성화한다. 이 같은 병용 전략은 종양 미세환경 개선과 면역 활성화를 동시에 유도하며, 기존 표준치료 대비 전체생존기간을 유의미하게 연장한 것으로 평가된다.
HLB는 미국 자회사인 엘레바 테라퓨틱스를 통해 미국 내 개발 및 허가 전략을 추진 중이다. 엘레바는 최근 세계 최대 암 학회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6)에서 하반기 FDA 허가를 앞둔 간암과 담관암 신약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을 확인시켰다.
진 의장은 최근 HLB그룹 내 주요 계열사 주식을 잇따라 사들이면서 FDA 승인 허가에 대한 자신감을 시장에 전달했다.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HLB제넥스 주식 10만 3735주를 장내 매수했고, 5일과 8일에는 HLB이노베이션 주식 3만 7109주를 추가 매입했다.
이에 따라 진 의장의 계열사별 보유 주식은 △HLB제넥스 71만 9430주 △HLB파나진 40만 5373주 △HLB테라퓨틱스 35만 9013주 △HLB이노베이션 22만 1490주 △HLB바이오스텝 17만 1706주로 크게 늘어났다.
이는 증시 변동성 확대, 반도체 호황과 대비된 바이오 섹터 위축 속에서도 자사 가치를 믿고 장기적인 성장에 배수진을 치는 신호로 해석된다.
결국 FDA 승인 또는 거절 중 어떤 결과가 나올지가 HLB 그룹 전체의 향후 전략을 가름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승인 시, HLB는 K‑바이오 기업 중 유일하게 항암제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는 한국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재확인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직접 판매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매출 기반도 마련하게 된다.
다만 FDA 승인이 또 다시 무산될 경우 상업화 일정은 사실상 기약 없이 밀릴 가능성이 크다. 시장 신뢰 훼손도 불가피해 투자심리 위축과 기업가치 하락으로 직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HLB그룹의 자금조달 역량은 물론, 향후 글로벌 임상과 파트너십 확대 전략 전반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바이오 산업은 최근 몇 년간 임상 후기 단계 후보물질을 보유한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 FDA 승인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사례는 상대적으로 적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HLB의 이번 FDA 승인 여부는 단순한 기업 차원의 도전을 넘어 K‑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빅이벤트'"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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