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수단은 변하지만 이동하려는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파는 것은 타이어가 아니다. 도로(道路)다."(앙드레 미쉐린, 에두아르 미쉐린 형제)
오늘날 여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된 '맛집' 리스트. 너무 흔해 빠져 식상하지만 한편으로는 여행의 목적 자체가 된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다. 전 세계 맛집 지도의 원조격인 미쉐린가이드를 만든 회사가 1889년 프랑스 몽페랑의 작은 고무공장에서 시작한 타이어 회사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족 기업으로도 알려진 미쉐린은 단순 타이어 제조사를 넘어 전 세계 이동의 문화와 미식의 기준을 세운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미쉐린은 타이어를 제조하는 것에서 나아가 이동의 자유를 통해 '고객 경험'을 처음 제시한 브랜드 마케팅의 원조로 평가받고 있다. 고객의 즐거움을 설계하면 결국 기업의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미쉐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미쉐린 성장기가 곧 타이어의 역사···혁신으로 수요 창출
앙드레 미쉐린과 에두아르 미쉐린 두 형제가 세운 미쉐린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타이어 기업이다. 당시 고무공장을 운영하던 이들은 펑크난 자전거 타이어를 수리할 때 접착제로 붙이는 방식 때문에 수리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는 점에 집중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탈착 가능한 타이어를 개발해 자전거 대회에 출전했고 전 세계 최초로 15분만에 교체가 가능한 탈착식 자전거 타이어를 선보여 놀라게 했다.
미쉐린의 마스코트는 '비벤텀'이다. 1894년 리옹 박람회에 방문한 앙드레 미쉐린이 쌓여있는 회백색의 타이어 더미를 보고 "팔 다리만 붙이면 사람 같겠다"라고 농담을 한 게 계기가 돼 브랜드 심벌이 됐다. 비벤텀은 라틴어 문구인 "Nunc est bibendum(이제 마실 시간이다)"에서 유래한 말로 기쁨과 승리를 만끽한다는 의미다. 미쉐린은 "도로 위의 장애물을 다 먹어치우겠다"는 의미를 담아 마스코트를 비벤텀으로 불렀고, 이는 이동의 혁신을 향한 미쉐린의 진심을 보여준다.
미쉐린이 세계적인 기업이 된 이유는 현재 거의 모든 타이어 제조의 표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1891년 착탈식 자전거 타이어 개발에 이어 1895년 자동차용 고무타이어 개발, 1946년 세계 최초로 타이어에 금속을 넣은 제품인 래디얼 타이어를 만들어내기까지 미쉐린의 역사가 곧 타이어의 역사다.
특히 래디얼 타이어는 기존 타이어보다 내구성을 약 40% 향상시켜 미쉐린의 고도 성장을 이끌었다. 당시 경쟁사들은 래디얼 타이어가 타이어의 교체 주기를 높여 수요를 둔화시키는 '카니발리제이션(시장 잠식)'을 경계해 도입을 주저했다. 그러나 미쉐린은 '타이어 내구성이 높아 고객들이 교체를 덜 한다면 그만큼 더 많이 도로 밖으로 나오게 하면 된다'며 과감하게 도입을 결정했다.
때마침 국제 유가가 폭등하고 초인플레이션이 도래하면서 고객들은 내구성이 높은 타이어에 열광했다. 래디얼 타이어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미쉐린은 이를 계기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한다. 이후 1981년 항공기용 타이어, 1992년 친환경 타이어인 그린 타이어, 2005년 공기 주입 없이 지면에 따라 유연하게 변형되는 타이어 트윌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늘 시장보다 한 발 앞섰다.
최근 미쉐린은 타이어의 지속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공기압이 필요 없는 '업티스(Uptis)' 타이어다. 휠과 타이어가 일체형으로 설계돼 유지보수가 거의 필요 없고, 펑크가 나지 않아 고무 낭비를 줄여 폐타이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GM과 함께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다. 또 2050년까지 100% 지속 가능한 소재의 타이어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로 친환경 모빌리티를 선도하고 있다.
◆ "기술의 가치를 증명하려면, 인프라도 함께 조성해라"... 굴뚝 산업 생존법 제시
미쉐린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자동차 신차 시장(OE)의 위축 속에서도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은 약 260억 유로(약 45조1000억원)로 전년대비 4.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9억 유로(5조312억원)로, 영업이익률이 11% 수준에 달해 높은 편이다. 18인치 이상 고인치 프리미엄 타이어 비중이 승용차 부문 매출의 68%까지 상승하며 수익성을 이끌었다.
미쉐린은 장기적으로 매출의 20~30%를 비타이어 분야에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항공, 해양, 의료 분야에 사용되는 고무 및 폴리머 복합 소재 기술을 극대화하고 있고, 도로에서 수집한 데이터 기반의 차량 관리 서비스, 미쉐린 가이드로 대표되는 여행·미식 콘텐츠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우리는 운전자가 더 멀리, 더 즐겁게 여행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래야 타이어가 빨리 닳기 때문이다." 제품 본연의 기술 경쟁력 못지않게 그 기술의 가치를 증명할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는 미쉐린의 철학은 굴뚝 산업이 어떻게 기술과 데이터를 파는 시대에 적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한다.
미쉐린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자동차 신차 시장(OE)의 위축 속에서도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은 약 260억 유로(약 45조1000억원)로 전년대비 4.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9억 유로(5조312억원)로, 영업이익률이 11% 수준에 달해 높은 편이다. 18인치 이상 고인치 프리미엄 타이어 비중이 승용차 부문 매출의 68%까지 상승하며 수익성을 이끌었다.
미쉐린은 장기적으로 매출의 20~30%를 비타이어 분야에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항공, 해양, 의료 분야에 사용되는 고무 및 폴리머 복합 소재 기술을 극대화하고 있고, 도로에서 수집한 데이터 기반의 차량 관리 서비스, 미쉐린 가이드로 대표되는 여행·미식 콘텐츠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우리는 운전자가 더 멀리, 더 즐겁게 여행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래야 타이어가 빨리 닳기 때문이다." 제품 본연의 기술 경쟁력 못지않게 그 기술의 가치를 증명할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는 미쉐린의 철학은 굴뚝 산업이 어떻게 기술과 데이터를 파는 시대에 적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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