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도 낙석 사망사고, "예고된 인재"…급경사지 365곳 긴급 전수점검

  • 자연 암반이라 점검 대상 아니었다…행정 면피 통할까

  • "안전 펜스만 있었어도"…통행로 방호체계 불

  • 급경사지 365곳·보강토 옹벽 78곳 이달 말까지 점검

대구 남구 낙석사고 지점 사진안실련
대구 남구 낙석사고 지점. [사진=안실련]

지난 8일 대구 남구 봉덕동 신천 둔치 연결 지하도 인근 비탈면에서 대형 암석이 무너져 5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이 행정기관의 업무상 과실 여부를 수사 중인 가운데, 시민단체는 이번 사고를 "안전 불감증과 관리 부실이 낳은 예고된 인재(人災)"로 규정했다. 대구시는 사고 이후 급경사지 365곳과 보강토 옹벽 78곳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에 착수했다.
나무 뿌리 20년·초속 16m 강풍이 결정타…"법적 점검 대상 아니다"
관계 당국의 사고 원인 1차 조사 결과, 암석 사이에서 20여 년간 자란 나무 뿌리가 자연풍화를 일으킨 상태에서 사고 당일 평균 초속 9m, 최대 순간 풍속 초속 16m의 강풍이 겹치며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 CCTV 분석 결과, 암석은 굴러 떨어진 것이 아니라 높이 약 20m 지점에서 통째로 전도(앞으로 쓰러짐)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장소는 신천과 고산골·공룡공원을 잇는 주요 통로로, 주말엔 등산객과 가족 나들이객까지 통행이 잦은 곳이다.

대구시와 남구는 해당 비탈면이 자연 암반 구역이라 「급경사지 재해예방에 관한 법률」상 정기 안전점검 대상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에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대구안실련)은 "시민 통행이 빈번한 공간에서 법적 점검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안전관리 책임까지 면제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현장에 낙석 방지 펜스나 보호망 등 기본 안전시설조차 없었고, 사전 모니터링과 물리적 방호체계도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김중진 대구안실련 공동대표는 "안전 펜스 미설치는 시민 생명과 직결되는 중대한 관리 소홀"이라며 경찰의 엄정 수사와 함께 법적 관리 대상 여부와 무관하게 시민 통행로 전반의 긴급 특별 안전점검을 즉각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사고가 지자체 관리 공공 도로에서 발생한 만큼 「국가배상법」상 영조물(국가·지자체가 설치·관리하는 시설) 설치·관리 하자 책임도 제기될 수 있다고 봤다.


수성구 주민 A씨는 "주말에 자주 찾는 공원 인근이라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구시는 긴급 전수 점검 결과를 공식 발표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 급경사지 365곳·옹벽 78곳 전수점검 착수

대구시는 11일 시민 생활공간 전반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 계획을 발표했다. 점검 대상은 급경사지, 옹벽, 산사태 취약지역 등이며 위험 요인이 확인되면 등급에 따라 통제·응급조치·보수 등을 신속히 시행할 방침이다.

특히 급경사지 365곳은 우기 시작 전 전수 점검하고, 주거지·공장 주변 급경사지 98곳을 우선 점검한다. 보강토 옹벽 78곳도 이달 말까지 정밀 점검할 계획이다. 앞서 사고 직후 유사 형태의 지하통로 4곳을 민간 전문가와 합동 점검한 결과 모두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재난관리기금을 활용해 다음 달 중 옹벽·석축, 절토사면(땅을 깎아 만든 비탈면), 산사태 취약지 등에 대한 실태조사 용역도 발주할 예정이다. 가로수 안전관리도 강화해 6월 말까지 위험 구간 정비를 마치기로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사고 피해자 가족에게 장례 절차와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재발 방지와 위험시설 안전관리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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