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으로 내뺀 고액체납자 잡는다…국세청, 3개국과 '동시 세무조사' 추진

11일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임광현 국세청장이 한-벨기에 국세청장회의에서 필립 반 데 벨데Filip Van de Velde 벨기에 국세청장과 징수공조 실무협정에 서명하고 있다사진국세청
11일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임광현 국세청장이 한-벨기에 국세청장회의에서 필립 반 데 벨데(Filip Van de Velde) 벨기에 국세청장과 징수공조 실무협정에 서명하고 있다.[사진=국세청]

국세청이 유럽으로 재산을 빼돌린 고액 체납자에 대해 현지 과세당국과 ‘동시 세무조사’를 추진한다. 해외 은닉재산을 추적해 체납세금을 환수하기 위한 국제 공조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국세청은 14일 임광현 국세청장이 헝가리·벨기에·영국을 순방하며 각국 국세청과 징수공조 실무협정(MOU)을 체결하고 고액체납자에 대한 동시 세무조사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는 체납자의 해외재산 환수를 위한 징수공조 네트워크를 유럽으로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국세청은 상대국 과세당국이 해외 은닉재산을 밝혀내면 징수공조를 요청해 체납세금 환수 '동시 세무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동시 세무조사는 두 개 국가의 과세당국이 양국 모두에 경제적 거점을 가진 조세탈루 혐의자에 대해 동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과세 정보를 상호 교환하는 방식이다. 각국이 자국 법령에 따라 조사하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해외 은닉재산을 밝혀내는 구조다.

국세청은 유럽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체납자 사례를 공유하며 이 같은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내에서 활동하다 세금을 체납한 뒤 유럽 리그로 이적한 외국인 프로선수의 경우, 상대국 과세당국이 자국 내 재산에 대해 압류 절차를 진행 중이다.

또 다른 사례로 내국인 고액 상습 체납자가 해외 곳곳에서 차명으로 사업을 이어가며 세금을 회피한 정황도 확인됐다. 또국내에서 받은 기술료를 해외 법인 명의 계좌로 우회 수취한 뒤 어느 국가에도 세금을 신고하지 않은 사례도 적발됐다.

국세청은 이 같은 사례에 대해 상대국과 신속한 과세정보 교환을 요청하고, 필요 시 동시 세무조사를 통해 은닉재산을 밝혀낸 뒤 징수공조를 통해 체납세금을 환수한다는 계획이다.

임 청장은 각국 국세청장과의 회의에서 "정당한 집행권원을 바탕으로 신속한 징수공조가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국세청은 이번 협정을 계기로 해외재산 환수 작업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체납·탈세 행위에 대해 각국 과세당국이 동시에 대응하는 체계가 구축되면서, 그간 한계로 지적됐던 해외 징수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자산 이동이 활발해지며 고액 체납자들의 ‘해외 도피형 탈세’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번 동시 세무조사 체계가 사실상 강제징수 수단을 국제적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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