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파트 관리비 집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리와 불투명한 계약 관행을 줄이기 위해 공동주택 관리 제도를 손보기로 했다. 입주민 동의를 받으면 외부 회계감사를 받지 않아도 됐던 예외 규정은 삭제하고 수의계약 대상도 제한한다.
21일 국토교통부가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 보고한 공동주택 관리비 제도개선 방안에 따르면 올해 3월 공동주택 관리비는 세대당 22만4728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22만111원보다 2.1% 올랐다. 전월 24만2316원과 비교하면 7.26% 낮아졌다. 국토부는 1월 인건비 상승분이 이미 반영됐고 계절적 요인도 작용해 전월보다 관리비가 하락한 것으로 봤다.
다만 5월 이후에는 기온 상승으로 냉방기기 사용이 늘고 전기와 수도 사용량도 증가해 관리비가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3월 기준 세목별로는 일반관리비가 4만903원, 경비비가 2만7181원, 청소비가 1만8657원, 전기료가 4만9001원으로 나타났다. 장기수선충당금은 2만2079원이었다.
정부는 3월25일부터 4월9일까지 16개 시도 19개 공동주택 단지를 대상으로 관리비 부과와 집행 실태를 점검했다. 조사 대상은 관리비 공개 규정을 지키지 않았거나 2024회계연도 회계감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단지, 조기경보시스템에서 이상 징후가 다수 확인된 단지 등이었다. 점검 결과 현장 지도와 시정 조치 38건, 과태료 부과 사전통지 등 19건이 확인됐다.
주요 위반 사례는 관리비 내역이나 공사·용역 계약서를 상당 기간 공개하지 않은 경우, 관리비 장부와 증빙서류를 보관하지 않은 경우, 항목에 맞지 않게 관리비를 집행한 경우, 경쟁입찰 대상인데도 임의로 수의계약을 한 경우 등이었다. 현행법상 공개 의무 위반과 회계서류 미보관, 부적절한 수의계약에는 5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관리비를 항목에 맞지 않게 산정·부과·집행하면 1000만원 이하 과태료 대상이다.
정부는 우선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주체의 일탈을 막기 위해 회계감사 예외 규정을 없애기로 했다. 현재 의무관리 공동주택은 매년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지만 300세대 이하는 입주자 과반수, 300세대 초과는 입주자 3분의 2 이상이 서면 동의하면 해당 연도 회계감사를 받지 않을 수 있다. 정부는 이 규정을 삭제해 회계감사를 피하는 관행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비슷한 취지의 외부 회계감사 면제 규정 폐지 논의는 앞서 국회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관리비 비리에 연루된 주택관리사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공동주택 관리와 관련해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입주민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히거나 금품수수 등 부당이득을 취한 경우 기존 자격정지보다 강한 자격취소 처분을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형사처벌 수위도 높아진다. 장부를 작성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작성한 경우 현행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된다. 장부 열람이나 교부를 거부한 경우에는 현재 500만원 이하 과태료에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된다. 관리비 내역 제공 의무를 위반했을 때 부과되는 과태료도 500만원 이하에서 1000만원 이하로 높이는 방안이 포함됐다.
공사와 용역 계약 제도도 바뀐다. 정부는 수의계약 대상을 천재지변이나 안전사고처럼 긴급한 경우, 특정 기술이 필요한 경우 등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보험과 공산품은 수의계약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미 계약한 청소와 경비 용역도 사업 수행 실적 등을 따져 제한적으로만 수의계약을 허용할 계획이다.
제한경쟁입찰 요건도 강화된다. 국토부는 과도한 참가 자격 제한이 경쟁입찰 원칙을 훼손하고 관리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있다고 봤다. 특히 기술능력을 이유로 제한경쟁입찰을 하는 경우에는 공사와 용역에 필요한 특허나 신기술에 대해 입주자 등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국토부 자료에는 2023년 1월 경기 지역 한 아파트 도장·방수공사에서 자본금과 기술능력 제한을 통해 업체 간 담합으로 21억원 규모 계약이 체결된 사례도 제시됐다.
국토부는 다음 달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을 개정하고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필요하면 관리비 부과와 집행에 대한 추가 조사와 감사를 실시하고 지방정부를 통해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 절차에도 착수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