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호텔 화재 막는다"...서울시, 소규모 숙박업소 '3중 안전장치' 가동

  • 시내 총 7958곳 대상 전수점검…밀집형 객실 '중점관리대상' 분류

  • 소방시설 자율 설치 시 지방세 감면·화재보험료 50% 할인 등 지원

  • '캡슐호텔' 다중이용업소 지정·스프링클러 의무화 제도 개정 건의

지난 3월 1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캡슐호텔에서 전날 화재사고가소공동 캡슐호텔 화재 현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15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중구 소공동 한 캡슐호텔.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화재 발생 시 대형 인명 피해 우려가 큰 '캡슐형 호텔·도미토리' 등 소규모 숙박업소에 대해 '3중 안전장치'를 가동한다. 법·제도 사각지대에 놓여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조차 적용받지 않던 업소들을 다중이용업소로 지정해 안전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21일 오전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밀집형 숙소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숙박업소 화재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시내 숙박업소 총 7958곳 가운데 90% 이상이 스프링클러(간이 포함)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전체 중 약 80%를 차지하는 영업장 면적 300㎡ 미만인 소규모 숙박업소는 현행법상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에서 제외돼 화재 대응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시는 △전수조사 △소방시설 보완 △통합관리 등 3개 핵심 축을 중심으로 소규모 숙박업소의 화재 사각지대를 줄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법·제도 개선을 통한 지속 가능한 안전 대책 기반도 만들 계획이다. 

우선 시내 7958개 전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객실 형태와 스프링클러 설치 여부, 피난로 확보 상태, 휴대용 비상조명등 설치 등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또한 캡슐형·도미토리형 등 밀집형 객실은 ‘중점관리 대상’으로 분류해 최소한의 소방시설 설치를 강력하게 권고한다. 장기적으로는 법 개정을 통해 이들 시설을 ‘다중이용업소’로 지정하고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맞춤형 안전 컨설팅도 진행한다.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거나 설치하기 어려운 업소에는 자동 확산소화기, 스프레이형 소화기, 단독 경보형 감지기, 콘센트형 자동화재 패치, 휴대용 비상조명등 등 설치를 적극 권고할 계획이다.
 
자동확산소화기가 설치돼 있는 모습 사진서울시
자동확산소화기가 설치돼 있는 모습. [사진=서울시]

특히 캡슐형·도미토리형 등 숙박업소에는 객실 구조 특성과 이용 형태를 고려해 캡슐 내부에 연기감지기와 스프레이형 소화기를 비치하고, 배터리 화재 예방을 위한 별도 충전 공간 확보도 유도한다. 외국인 투숙객 증가에 대비해 다국어 화재 대응 리플릿도 배부한다.

또 소방 자체 점검 대상 중 숙박업소 비율을 현재 10%에서 30%로 늘리고, 표본조사 비율도 기존 250개소(3%)에서 350개소(5%)로 확대해 실효성을 높인다. 숙박업소 관계인이 자율적으로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을 설치하면 지방세 감면, 보험료 할인 등도 적극 안내한다. 

홍영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올해부터 숙박업소 관계인이 자율적으로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을 설치하면 취득세·재산세 면제 등 지방세 감면과 화재보험료 최대 50% 할인 등 지원 혜택을 주고 있다"며 "이 같은 내용도 이번 조사를 통해 적극 안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규 숙박업소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시는 건축·용도변경 단계부터 소방시설 설치 여부와 피난·방화 계획 적정 여부를 검토하고, 숙박업 신고·등록 단계에서도 객실 내 연기감지기와 스프레이형 소화기, 대피안내도, 휴대용 비상조명등 등 안전시설 설치를 권고한다.

법적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닌 소규모 숙박업소에 대해서도 업소 특성에 맞는 소방시설과 피난안전시설 설치를 안내해 법령 개정 전 선제적 예방 관리를 펼친다.

기존 숙박업소 가운데 화재 취약성이 큰 곳은 관계 부서와 자치구가 연계해 정기 점검과 개선 사항 이행 여부 확인, 안전 컨설팅 등을 추진한다. 호텔업협회·관광협회·숙박업중앙회 등 유관 기관과 협조해 업소 중심의 자율 안전 관리 체계도 확산할 계획이다.

화재취약시설 신고포상제 대상도 확대한다. 기존 7종에서 공동주택 중 아파트, 의료·노유자시설, 운동시설, 오피스텔, 공장·창고시설, 관광휴게시설 등을 포함한 15종으로 확대한다. 포상금도 월간 상한액 30만원, 연간 상한액 300만원으로 상향한다.

시는 이번 대책의 핵심을 ‘법·제도 개선’에 두고 있다. 소방·건축·위생·관광 분야 전반에 대한 안전 기준 강화를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시는 캡슐호텔 등 밀집형 숙박업소를 다중이용업소로 지정해 영업장 면적에 무관하게 스프링클러 설비를 의무화하는 제도 개선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300㎡ 미만인 소규모 숙박업소에는 자동확산소화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화재안전기술 기준 개정도 함께 요청했다.

또 현재 건축물관리법상 연면적 5000㎡ 이상인 관광숙박시설에 한해 적용되는 정기점검(3년마다 실시)과 화재안전성능보강 대상 범위를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소규모 숙박시설까지 확대하는 법령 개정도 건의했다.

아울러 노후 숙박시설에는 공간 제약이 적고 화재 확산 방지 효과가 높은 '자동확산소화기'를 보강공법 표준안에 포함하도록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실질적인 화재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객실 면적 대비 침상 수, 1인당 최소 점유 면적 등 밀집도 기준을 신설하고 신속한 대피를 위해 캡슐형 객실 내부 개별잠금장치 설치를 제한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또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및 한옥체험업 대상으로 재난책임보험 가입 의무화 등 보다 촘촘한 안전 기준을 건의했다. 앞서 올해 3월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캡슐호텔에서 불이나 외국인 10명이 다쳤으며 이 가운데 일본인 50대 여성이 치료를 받다 숨졌다. 

김성보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소규모 숙박업소는 시민과 관광객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공간이지만 현행 제도상 안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곳이 적지 않다”며 “전수조사와 소방시설 보강, 통합관리 체계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실효성 있는 법·제도 개선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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