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성과급 공식 흔들…'DS 중심' 전자 합의, 계열사 불만 속출

  • DS 특별성과급에 적자 사업부도 억대 보상 가능성

  • 디스플레이·전기·SDI서 보상 기준 재검토 목소리

지난달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 직전 도출한 잠정합의안이 삼성그룹 계열사 전반의 보상 체계를 흔드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부문에 새로 도입되는 특별경영성과급이 대규모 보상 가능성을 열면서 이미 임금협상을 마친 계열사 내부에서도 성과급 기준을 다시 봐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분위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올해 영업이익 목표 달성 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직원에게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메모리사업부의 경우 기존 OPI와 특별성과급을 합치면 연봉 1억원 기준 수억원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보상 대상이 메모리사업부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 비메모리 사업부도 DS부문 공통 재원 배분에 따라 억대 성과급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대목이 다른 계열사 직원들의 불만을 키우는 지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은 올해 초 이미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합의 이후 내부에서는 '전자와 계열사의 보상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임금 인상률도 삼성디스플레이 6.2%, 삼성SDI 4.0%, 삼성전기 5.9%로 삼성전자와 같거나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성과급 산정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DS부문은 OPI 산정 기준을 기존 EVA 중심에서 영업이익 10% 기준으로 바꾸기로 했다. 반면 상당수 계열사는 여전히 EVA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흑자를 내도 성과급 지급률이 낮았던 계열사 직원들로서는 같은 그룹 안에서도 보상 공식이 다르게 작동한다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기가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삼성전기는 2023년 6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OPI 지급률은 연봉의 1% 수준에 그쳤다. 이후에도 지급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올해는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있는 만큼 보상 확대 요구가 더 거세질 수 있다.

삼성SDI도 상황이 복잡하다.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로 지난해 OPI를 받지 못한 직원들 사이에서는 적자 사업부까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삼성전자 사례와 비교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역시 하반기 성과급을 대체할 보상제도 논의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가 계열사 노조 활동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삼성전자에서 파업 가능성이 협상력을 키운 선례로 인식될 경우 다른 계열사에서도 보상 요구가 조직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일부 삼성 계열사에서는 임금협상 과정에서 파업 가능성이 거론되거나 실제 쟁의가 진행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성과급 규모 논란을 넘어 삼성그룹 보상 철학의 일관성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영진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기 위해 흑자 계열사와 적자 사업부 사이의 보상 기준을 어떻게 설명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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