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슬레이트 지붕개량 중위소득 기준 폐지..."자부담 장벽 여전"

  • 취약계층 문턱 낮췄지만 지붕개량 지원은 1동 그쳐...추가 비용 부담도 과제

사진창원시
[사진=창원시]


창원특례시가 석면 슬레이트 철거 및 지붕개량 지원사업의 취약계층 선정 기준을 완화하며 지원 대상 확대에 나섰다.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석면 슬레이트 철거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지만, 정작 지붕개량 실적이 극히 저조하고 추가 비용 부담으로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잇따르며 “현장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창원시는 27일부터 2026년 슬레이트 철거 및 지붕개량 지원사업의 기타 취약계층 선정 기준에서 기준 중위소득 조건을 삭제하여 완화된 기준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부모, 다자녀, 독거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포함 가구는 소득과 상관없이 기타 취약계층으로 인정받아 최대 1000만 원의 주택 지붕개량 지원비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기준 완화는 상반기 지붕개량 신청자 4명 중 3명이 중위소득 기준을 초과해 반려되는 등 신청 과정에서 발생한 탈락 사례가 배경이 됐다. 고소득자도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실무 부서에서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 슬레이트 노후 주택을 소유한 취약계층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도 완화에도 사업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는 4차에 걸쳐 총 117동(주택 철거 89동, 비주택 철거 27동, 지붕개량 1동)을 선정해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지붕개량은 단 1동에 그쳤다.

올해 전체 사업 규모 200동 중 지붕개량 물량 자체가 6동으로 전체 예산 8억 2700만원 대비 배정 비율이 3%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지붕개량 예산 배정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부담 비용도 서민들의 발목을 잡는 큰 걸림돌이다. 주택 슬레이트 철거 지원금은 통상 700만 원 수준으로 소규모 주택은 전액 지원 범위 내에서 해결이 가능하지만, 면적이 넓은 축사나 창고 등 비주택은 철거 비용이 지원금을 훌쩍 뛰어넘는다. 현장 실사 후 수백만 원의 추가 비용 안내를 받은 영세 농가나 시민들이 결국 비용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혜택을 포기하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실무를 담당하는 창원시 역시 주어진 예산과 환경부 지침 안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 애쓰고 있지만, 방대한 물량을 감당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르는 상황이다.

기후대기과 송경수 팀장은 “사업의 핵심은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석면 슬레이트 제거에 있다”며 “지붕개량은 환경부 지침에 따라 취약계층 부담을 일부 덜어주기 위한 보조적 사업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규모의 예산으로 방치된 슬레이트 건축물을 단기간에 모두 정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매년 지속적인 사업 추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환경부의 제한적인 국비 지원과 지자체 재정 한계 속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슬레이트 지붕 문제는 여전히 저소득층 주거환경 개선의 과제로 남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유정 기후환경국장은 “슬레이트 처리 지원사업은 시민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사업”이라며 “이번 기준 완화를 계기로 더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신청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지원 희망자는 예산 소진 시까지 건축물 소재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고령층이나 독거노인 가구 등 방문이 어려운 경우에는 통장 회의와 지역 안내망 등을 활용해 대리 신청도 지원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