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K 국제콘퍼런스] 물가만 보면 늦는다…"통화정책, 금융위험성 고려해야"

  • IMF 통화자본시장국장, 금융안정 강조

  • "금융여건 완화 시 금융취약성 확대"

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2026 BOK 국제 콘퍼런스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2026 BOK 국제 콘퍼런스'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수립 시 금융취약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히 금리 인하 등 금융여건이 완화될 때 금융취약성이 높아지는 만큼, 이를 통화정책 결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비아스 아드리안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자문관 겸 통화자본시장국장은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 BOK 국제콘퍼런스'에서 "전통적 통화정책은 물가와 산출갭 안정에만 집중하고, 금융안정은 거시건전성 정책의 전유물로 간주돼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드리안 국장은 "금융시스템의 레버리지 확대와 금융중개기관의 위험선호 변화는 자산가격과 경기변동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거시건전성 정책만으로 이런 증폭 효과를 완벽히 차단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 주택시장 부실이 구조화 금융상품과 금융기관의 고레버리지를 매개로 금융시스템 전반에 확산되며 촉발됐다. 당시 금융기관들은 주택담보대출을 기반으로 한 구조화 금융 상품에 과도하게 투자하면서 레버리지를 크게 확대했고, 이 과정에서 리스크가 금융시스템 전반에 광범위하게 축적됐다.

금융여건이 완화된 저금리 환경 속에서 위험자산 투자가 늘고 레버리지가 쌓였지만, 당시 통화정책은 이러한 금융취약성 누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결국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파생상품 가치가 급락했고, 고레버리지 상태였던 리먼브러더스 등 주요 투자은행들이 연쇄 부실화되면서 신용경색이 전 세계로 확산됐다.

아드리안 국장은 금융여건이 완화되면 금융중개기관의 레버리지가 확대되고, 단기적으로는 경기가 개선되지만 동시에 향후 극단적 경기침체 위험도 커진다고 봤다. 그는 "중앙은행의 금리 조정은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비용과 위험부담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는 금융기관의 대출 및 투자규모 변화를 통해 소비·생산 등 실물경제로 파급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른바 '성장 위험(Growth-at-Risk)' 개념도 강조했다. 아드리안 국장은 "금융여건이 완화될 때 국내총생산(GDP) 성장의 상방 위험은 거의 변하지 않는 반면 하방 위험은 크게 움직인다"며 "좋은 시절에 취약성이 쌓이고, 이는 결국 낮은 성장과 높은 변동성으로 해소된다"고 설명했다. 금융여건이 완화된 시기일수록 미래의 경기침체 위험이 조용히 커진다는 의미다.

최적 통화정책의 성격에 대해서는 "건전성 정책은 꼬리 위험을 완화할 수 있지만 금융기관 레버리지의 경기순응성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며 "금융취약성을 통화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금융안정 의무 때문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서는 최근 코스피가 8500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최적 통화정책 준칙을 실제 적용했을 때 중앙은행이 시장 거품을 터뜨리는 것으로 비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아드리안 국장은 "시장이 거품 해소 신호로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정책의 본질은 아니다"라며 "금융취약성 누적으로 인한 장기적 경기침체와 변동성 확대 위험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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