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완의 M.S.G] AI가 계란값도 흔들었다?…한 판 7000원대 된 이유는

  • 고병원성 AI에 산란계 1100만마리 살처분

  • 특란 30구 평균 7440원…마트선 1인 1판 제한

  • 산란계 회복 전까지 가격 강세…여름 폭염 변수

계란 수급 불안 대비해 수입한 미국산 신선란
    천안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26일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의 한 계란 수입 업체에서 직원들이 정부가 계란 수급 불안에 대비해 수입한 미국산 신선란을 선별하고 세척·포장하는 등 제품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제품화 과정을 거친 미국산 수입란은 농림축산식품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계란 수급 불안에 대비해 국영무역 방식으로 수입한 미국산 신선란 224만개의 일부이다 2026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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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계란 수급 불안에 대비해 수입한 미국산 신선란을 계란 수입 업체 직원들이 제품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이 국내 증시를 흔드는 사이, 장바구니 물가를 흔든 또 다른 AI가 있습니다. 바로 조류인플루엔자(AI)입니다. 고병원성 AI 여파로 산란계 살처분이 늘면서 계란 공급에 차질이 생겼고, 30구짜리 계란 한 판 가격은 7000원대로 올라섰습니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산 특란 30구 소비자가격은 전날 기준 전국 평균 7440원, 계란 1개당 248원꼴입니다. 지난해 6월 평균 가격이 7008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6% 오른 수준입니다.

계란값 상승 배경에는 지난 겨울 확산한 고병원성 AI가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5~2026년 동절기 가금농장에서 62건, 야생조류에서 63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습니다. 이 기간 바이러스 감염력은 기존보다 10배 이상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 국가는 확산을 막기 위해 닭들을 살처분 합니다. 지난 겨울 AI 여파로 살처분된 산란계는 1100만 마리 이상으로, 국내 전체 산란계 사육 규모의 약 14% 수준입니다. 알을 낳는 닭이 줄면서 계란 생산에도 차질이 생긴 겁니다.

AI 여파는 계란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굽네치킨은 이달 1일부터 일부 메뉴 중량을 줄였습니다. 닭고기 수급 불안과 원가 부담이 커진 데 따른 조치입니다. 닭고기와 계란 모두 가금류 수급 상황에 영향을 받는 만큼 AI 확산이 외식업체와 장바구니 물가를 동시에 압박하는 모양새입니다.
 
AI로 생성된 이미지 사진챗GPT
AI로 생성된 이미지 [사진=챗GPT]

계란 가격 부담은 자영업자에게 먼저 닿고 있습니다. 한 토스트 가게 사장은 "어제 계란값이 또 올라 특란 한 판을 8800원에 받았다"며 "9000원대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김밥 가게를 운영하는 김씨도 "하루 장사를 계란 굽는 일로 시작하는데, 계란값이 오를 때마다 원가 부담이 커진다"며 "김밥 가격을 올려야 할지 고민"이라고 합니다.

가정에서도 계란은 대표적인 가격 상승 체감 품목입니다. 계란후라이·계란찜·계란말이...계란은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 손쉽게 쓰던 식재료였지만, 가격이 오르면서 이제는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졌습니다. 주부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전에는 가격을 크게 보지 않고 담던 품목인데 이제는 계란 가격표부터 확인하게 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년 전보다 오른 계란값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돼지고기와 한우 닭고기 가격이 모두 1년 전보다 10 넘게 오르면서 축산물이 전반적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쌀과 일부 과일 가격도 지난해보다 오르면서 밥상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5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품목별가격 정보에 따르면 계란 특란 한 판30개의 지난 4일 기준 평균 소비자가격이 6천852원으로 1년 전보다 55 높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 모습 20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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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형마트들은 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을 활용해 계란 할인 판매에 나섰습니다. 다만 수요가 몰리자 구매 제한을 걸었습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는 오는 10일까지 할인 판매 계란에 대해 1인당 1판 제한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마트는 '이맛란(30구·특란·국산)', 롯데마트는 '행복생생란(30구·특란·국산)'을 6000원대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트레이더스는 기본적으로 구매 제한이 없지만, 점포 재고 상황에 따라 1인 2판 제한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입란 판매도 검토 중입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정부가 계란값 안정을 위해 수입하는 태국산 신선란 물량을 판매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그간 두 대형마트는 국내산 계란만 판매했던만큼 태국산 신선란 판매가 이뤄지면 처음으로 수입산 신선란을 취급하게 됩니다.

정부도 수급 안정에 나섰습니다. 농식품부는 이달과 다음달 중 미국과 태국 등에서 신선란 2000만개를 추가 수입할 계획입니다. 산란이 가능한 6개월령 이상 산란계 마릿수가 줄어 계란 생산량 저하가 우려된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다만 여름철 폭염이 변수입니다. 닭은 기온이 27도를 넘으면 고온 스트레스를 받아 산란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폭염이 길어질 경우 산란계 생산성이 낮아지고, 심하면 폐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계란 생산량이 회복되는 다음달까지는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I발 공급난에 폭염 변수까지 겹치면서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계란 수입을 확대하고 대형마트가 할인 판매에 나선 가운데, 한때 장바구니에 부담 없이 담던 계란이 다시 '국민 식재료'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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