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미국·이란 종전 협상과 한국경제의 미래

  • 고물가 양극화 틈 메우고, 핵심 전략 기술에 파격적인 투자 단행

  • 경기 회복의 보너스 아닌 우리 경제 구조적 과제 해결의 모멘텀으로 삼아야

일러스트나노바나나2 생성
[일러스트=나노바나나2 생성]

미국과 이란이 종전합의에 나서며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의 늪에 빠졌던 대한민국 경제에 다시 한번 볕이 들고 있다. 인공지능(AI) 이라는 거대한 산업의 대변혁 속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고성장을 경험하고 있지만 어느 때 보다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수억원의 성과급을 받는자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자, 부동산으로 부를 대물림 하는 이들과 사라지는 전세 때문에 월세 걱정을 해야 하는 이들의 간극은 더 멀어지고 있다. 

미·이란 전쟁의 종전은 거대한 거시경제적 환경 변화다. 하지만 단순 경기 회복의 보너스로 여겨선 안된다. 우리 경제의 구조적 과제를 해결하고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결정적 모멘텀으로 삼아야 한다. 

현대경제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국내 국내총생산(GDP)은 약 0.27%, 국민총소득(GNI)은 0.41%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유·화학 등 기간산업의 원가 부담 경감과 대규모 무역수지 개선이라는 수치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고에너지 소비형 제조 구조에서 탈피해 친환경·고효율 산업 구조로 재편하는 투자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유가 하락이 가져다준 여유를 미래 신산업 전환의 징검다리로 삼을 때 비로소 구조적 체질 개선이 완성될 수 있다.

내수 진작과 서민 물가 안정 역시 경제 체질을 바꾸는 관점에서 정교하게 접근해야 할 과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내수 소비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유가 하락은 국내 소비자물가를 약 0.46% 끌어내리는 강력한 촉매가 된다.

유통·물류비용 감소와 공공요금 인상 압박 완화는 팍팍해진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회복시켜 GDP의 절반에 달하는 민간 소비 시장의 활력을 높일 것이다.

단순히 소비 증대에 안주해선 안된다. 고물가로 인해 벌어진 양극화의 틈을 메우는데 집중해야 한다.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의 고질적인 구조적 취약성을 보완하며 가계 소득 분배의 선순환을 유도해야 한다.

부채에 의존해 간신히 버티던 취약한 내수 기반을 자생적이고 탄탄한 구조로 탈바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안전자산인 달러에 자금이 쏠리며 원화 가치는 과도하게 절하되어 왔다. 양국의 합의는 시장의 공포 심리를 잠재우고 환율을 하향 안정화시켜 기업들의 수입 비용 마진을 개선할 것이다. 해상 운임 폭등과 물류 기간 장기화라는 이중고도 해소된다.

단순한 단가 경쟁력 확보나 단기 수익 보전에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 특정 지역과 품목에 과도하게 편중된 공급망 체계를 근본적으로 다변화하는 동시에, 차세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우주항공 등 인류의 미래를 바꿀 핵심 전략 기술에 과감하고 파격적인 투자를 단행해야 할 때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확보한 자금력과 시장의 안정성은 우리 기술 기업들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실탄이 되어야 한다.

대외 불확실성이 걷히는 지금은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과감한 규제 혁파와 함께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으로의 대전환을 밀어붙일 최적의 타이밍이다. 과거 수많은 외풍에 흔들리며 사후약방문식 처방에 급급했던 천수답 경제의 한계를 이제는 뛰어넘어야 한다.

대외적 호재를 성장률 소폭 반등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다가올 글로벌 복합 위기를 견뎌낼 수 있는 지혜와 신속한 실행력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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