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로 플랜트·건설기계·방산 업계에서는 중동 수주 시장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쟁으로 큰 피해를 본 중동 국가들의 재건 수요로 국내 중후장대 기업들이 특수를 누릴 전망이다. 방산 업계도 중동 지역 수출 증가에 대비해 생산시설을 늘리고 인력을 충원하는 등 본격 채비에 나섰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이란을 비롯해 카타르 라스라판 LNG 시설, 아랍에미리트(UAE) 루와이스 정유시설, 바레인 알마미르 정유시설 등 중동 핵심 인프라 시설이 파괴되면서 약 580억 달러(약 86조 원)에 달하는 에너지 인프라 재건 시장이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재건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시설 복구와 함께 인공지능(AI) 수요를 염두에 둔 시설 현대화 작업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이란에 대한 오랜 경제 제재가 해제되면서 노후한 에너지 인프라 재건, 전쟁 중 파괴된 도로·항만·교량 등 공공 인프라 복구, 단순 복구를 넘어선 AI 스마트 도시 재건 움직임 등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기대감이다. 실제 미국은 종전 협상안을 통해 약 3000억 달러(약 455조원)에 이르는 이란 재건 기금을 제안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재건 특수가 가장 기대되는 곳은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에서 다수 사업을 수주한 삼성E&A다. 삼성E&A는 카타르 라스라판 석유화학 정제설비를 비롯해 UAE 루와이스 원유 정제설비, 바레인 밥코 정유시설 현대화 프로젝트 등을 성공한 경험이 있다. 전후 플랜트 재건은 경제 시스템 복구를 의미하는 만큼 비용보다는 빠른 복구를 경쟁력으로 중동 신규 발주에 대응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방산 업계도 이번 종전이 K-방산 특수를 다시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동 주변 국가들이 군 전력 보강 필요성을 재확인하면서 한국 무기에 대한 러브콜이 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은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다수의 중동 국가들과 천궁-Ⅱ 추가 수출 및 신규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장갑차 및 자주포 등 무기 시스템 현대화를 협의 중이고, 현대로템은 이라크에 K2 전차를 약 250대 수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국항공우주(KAI)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과 KF-21 수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출 증가에 따른 증설 작업도 한창이다. 현대로템은 K2 전차 생산력 증대를 위해 최근 철도공장 일부를 K2 생산으로 돌리고 인력을 재배치했다. KAI는 KF-21 수출 확대에 대비해 올해 1650억원을 투자해 추가 시설을 증설한다. LIG D&A 역시 올 3분기 내 김천공장에 2공장을 증설하고 2029년에 구미 신규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HD건설기계, 두산밥캣 등 건설기계 업계도 중동 수출 물량이 증가 추세다. HD현대건설기계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등 중동 지역과 튀르키예에서 최근 건설장비를 총 557대 수주했는데 이는 전년 해당 지역 총판매량 대비 40%를 넘는 수치다. 두산밥캣도 북미 지역 중심인 기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지역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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