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중동 전쟁 충격이 국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정유·화학과 고용시장에는 뚜렷한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등 주요 산업은 생산 차질 없이 선방한 반면 취약 업종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고용 회복이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한은은 '이슈분석: 중동전쟁 이후 실물경기 및 고용 상황'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중동 전쟁 이후 정유·화학업은 뚜렷한 타격을 받았다. 원자재 수급 차질로 생산이 크게 감소했고 기업들이 생산 물량을 내수에 우선 공급하면서 수출도 함께 줄었다. 건설업 역시 건축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일부 공사가 중단되는 등 영향을 받았다.
다만 반도체 산업은 주요 원자재의 대체 수입처 확보와 재고 활용으로 생산 차질 없이 호조를 이어갔다. 철강·비철금속 업종도 중동 지역의 생산·수출 차질에 따른 반사이익을 일부 누렸다. 특히 중동이 전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약 8~9%를 차지하는 만큼 공급 부족으로 글로벌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 기회와 수익성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시장 충격은 실물경기보다 더 빠르게 나타났다. 한은은 4월 경제심리 위축으로 내수 서비스업 고용이 둔화됐고, 5월에는 비용 상승 부담이 커지면서 전체 고용이 감소세로 전환된 것으로 추정했다. 비용 부담이 커진 제조업과 건설업·농림어업에서는 고용 감소세가 확대됐고 운수업의 고용 증가세도 크게 둔화됐다. 특히 비용 충격에 취약한 중소기업에서 고용 악화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중동전쟁의 영향을 받은 산업은 하반기 들어 물류와 에너지 인프라가 정상화되면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봤다. 또 각국의 방위력 강화 기조와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감안하면 건설·방산·조선 등은 새로운 시장 확대 기회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고용 역시 지정학적 불확실성 완화와 반도체 호조에 따른 내수 회복에 힘입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소기업 등 취약 부문은 업황 부진과 긴축적인 금융여건으로 고용 여력이 약화된 만큼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향후 중동 상황이 진정되면 국내 주요 산업은 공급망 리스크 완화와 함께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급망 불안이 심화되면서 정유·화학을 넘어 다른 산업으로까지 부정적 영향이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도 지정학적 불확실성 완화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개선되겠지만 취약 부문의 비용 부담이 이어질 경우 회복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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