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이 뇌 신호로 로봇을 움직이고, 로봇의 감각을 다시 뇌로 전달하는 '양방향 뇌-로봇 인터페이스' 개발에 세계 최초로 착수했다. 사지마비 환자의 운동·감각 기능을 동시에 회복시키겠다는 목표다.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팀은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동 추진하는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에 선정돼 관련 기술 개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과제에는 2032년까지 국비 202억5000만원을 포함해 총 약 300억원이 투입된다.
연구의 핵심은 '뇌-AI-로봇 실시간 연동 시스템'이다. 환자의 운동 의도를 뇌 신호에서 직접 읽어 인공지능(AI)이 해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신형 외골격 로봇을 움직인다. 동시에 로봇이 감지한 촉각·압력·자세 정보는 다시 뇌로 전달돼 단순 보조를 넘어 감각까지 복원하는 '양방향 제어'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재활치료는 남아 있는 신체 기능을 활용하거나 보조기기에 의존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운동과 감각을 연결하는 신경 회로 자체를 회복시키는 기술은 임상적으로 구현되지 못한 영역이었다. 연구팀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 같은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카이스트(KAIST),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부산대병원 등 9개 기관이 참여한다. 엔젤로보틱스가 전신형 외골격 로봇 개발을 총괄하고, DGIST는 뇌 연결 기술, 카이스트는 AI 기반 뇌 신호 해석을 맡는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는 뇌 전극 삽입을 담당한다.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임상 연구의 중심 축을 맡는다. 외골격 로봇의 임상 적합성 검증과 임상시험 설계, 환자 평가 프로토콜 수립 등을 담당하며, 실제 환자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임상 번역’ 역할을 수행한다.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나동욱 교수와 강남세브란스병원 최원아 교수팀이 연구를 주도한다.
개발은 3단계로 진행된다. 2026년~2027년에는 고밀도 피질침습형 전극과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2028년~2029년에는 시스템 통합과 임상시험을 수행한다. 이후 2030년~2032년에는 뇌 인터페이스와 AI, 외골격 로봇을 초저지연 통신으로 연결한 의료기기를 완성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와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공학적 기술이 실제 환자 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할 것"이라며 "사지마비 환자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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