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수맙)' 시장이 특허 만료 이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셀트리온제약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이어 HK이노엔까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가세하면서 종근당·암젠이 장악해온 프롤리아 시장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4일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36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데노수맙 성분 시장은 약 1600억원 규모다. 단일 성분 기준으로도 큰 규모의 시장인 만큼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경쟁도 격화하는 모습이다.
프롤리아는 글로벌 제약사 암젠이 개발한 골다공증 치료제다. 6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피하주사(SC)로 골밀도 증가와 골절 예방 효과를 앞세워 시장을 키워왔다. 국내에서는 암젠코리아와 종근당 공동 판매로 암젠이 종합병원을, 종근당이 준종합병원과 의원급 시장을 맡는 영업망을 구축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특허가 만료되면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매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종근당의 프롤리아 매출은 올해 1분기 약 3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3.3% 감소했다. 바이오시밀러 출시와 추가 약가 인하가 맞물리며 오리지널 제품의 입지가 흔들리는 양상이다.
실제 약가도 조정됐다. 암젠코리아에 따르면 프롤리아는 지난 1일부터 인하된 약가가 적용되고 있다. 암젠코리아 관계자는 "오리지널 생물의약품은 바이오시밀러 급여 등재 시 약가 인하 대상이 된다"며 "혁신형 제약기업 우대가 적용돼 지난해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 등재 당시 기존 가격의 80% 수준으로 조정됐고, 최근 세 번째 바이오시밀러가 등재되면서 우대가 종료돼 기존 가격의 70% 수준으로 재조정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은 빠르게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가장 먼저 진입한 제품은 셀트리온의 '스토보클로'다. 스토보클로는 지난해 매출 11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만 5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4분기부터 분기 매출 50억원을 넘어서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시장 확대 과정에서는 대웅제약의 영업력이 힘을 보탰다. 셀트리온제약과 대웅제약은 스토보클로 공동 판매 체계를 구축하고 종합병원과 병·의원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를 셀트리온제약이 아닌 제약사가 판매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두 회사는 60mg/1mL 기준 스토보클로 가격을 11만 1384원에서 10만 8290원 수준으로 조정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바이오시밀러 '오보덴스'를 앞세워 추격 중이다. 오보덴스는 지난해 3분기 출시 후 26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 1분기 3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오보덴스의 판매 파트너로 한미약품을 낙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생산과 공급을 맡고 양사가 국내 영업·마케팅에 참여하는 구조다. 한미약품이 타사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판매에 나선 것도 오보덴스가 처음이다. 가격은 10만 8290원 수준으로 동일하다.
후발 주자도 가세했다. HK이노엔은 바이오시밀러 '이잠비아' 허가를 획득하며 경쟁에 합류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잠비아는 이달 내 출시 예정이며 기존 바이오시밀러와 동일한 가격대로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프롤리아 시장이 단순 바이오시밀러 경쟁을 넘어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영업력 경쟁 무대로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종근당이 구축한 시장에 대웅제약과 한미약품, HK이노엔 등이 잇따라 가세하며 시장 재편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데노수맙은 처방 경험이 축적된 품목인 만큼 바이오시밀러 전환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대형 품목일수록 시장성도 큰 편이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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