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딸기를 스스로 수확해 운반하는 로봇, 한강 수난사고를 감지해 구명장비와 드론 출동을 지시하는 인공지능(AI) 구조 시스템 등이 이르면 1~2년 내 시장에 나온다. 정부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AI 응용제품과 서비스를 신속히 상용화하기 위해 229개 과제를 선정하고 754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기획예산처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AX 스프린트)’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AX 스프린트는 생활·산업 전 분야의 인공지능 전환(AX)을 가속화하기 위해 완성형 AI 제품과 서비스를 1~2년 내 상용화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획처가 총괄하고 산업통상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11개 부처가 협업한다.
이번 공모에는 246개 과제 모집에 1604건이 접수돼 평균 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이 중 229개 제품·서비스를 선정해 총 754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부 과제는 선정·재공고·추가 선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선정 과제는 농·축·어업 일손난, 고위험 산업현장 안전, 고령자 돌봄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분야에 집중됐다.
농·축·어업 분야에서는 오이·딸기를 스스로 수확해 선별장으로 자동 운반하는 로봇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기존 수확 로봇이 단일 작물 위주로 작동했던 것과 달리 잎과 줄기 등 장애물을 피해 과실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수확박스 교체·운반까지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도축 공정 자동화 로봇도 과제로 선정됐다. AI가 축산물의 크기와 형태, 작업 결과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로봇이 절개 위치와 작업 조건을 자동으로 조정한다. 양식장에서는 물고기의 상태와 수온, 산소 농도 등을 분석해 먹이를 주는 시간과 양을 스스로 결정하는 AI 사료공급 시스템이 도입될 전망이다.
고위험 산업현장에는 작업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AI 제품이 투입된다. 드론이 자율비행하며 시설과 작업자 안전, 화재 등 이상상황을 감지하는 안전관리 시스템이 과제에 선정됐다. 산업현장을 자율주행하며 위험을 감지하고 초동 대처를 수행하는 세미 휴머노이드 로봇, 낡은 건물 철거 등 위험 작업을 사람 대신 수행하는 건설 로봇도 포함됐다.
고령자 맞춤형 이동·돌봄 서비스도 지원 대상에 올랐다. 고령자의 보행 패턴과 균형 변화를 감지해 낙상 위험을 줄여주는 보행보조차, AI 스마트홈 기기와 재가 돌봄 서비스를 연계한 24시간 돌봄체계, 실시간 호출에 따라 버스가 찾아가는 농촌 특화 수요응답형 교통모델 등이 선정됐다.
생활안전 분야에서는 한강 수난사고 선제 감지·자율구조 시스템이 선정됐다. 교각 등에 설치된 음원 센서와 AI가 입수음, 비명 등 위험 소리를 분석해 사고 지점을 특정하고 구명장비와 자율비행 드론 출동을 지시하는 방식이다. 기존 목격자 신고나 폐쇄회로(CC)TV 확인 이후 구조가 시작되던 초기 대응 공백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외 K-소스와 장류의 맛·풍미를 설계하고 발효 이상을 감지하는 제조 지능화 솔루션, 해상과 바닷속 오염을 스스로 찾아내 청소하는 바다 환경미화 로봇, 폐전자제품 속 유가금속을 AI가 분석하고 로봇이 선별·회수하는 도시광산 시스템도 포함됐다.
정부는 선정 과제의 시장 안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실제 수요기업 참여를 강화했다. 선정 과제 229개 중 209개, 91.3%가 제품을 실제 도입·사용할 수요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개발 단계부터 수요기업이 참여하는 만큼 상용화 이후 초기 판로 확보와 현장 적용이 원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정기업은 중소·창업·지방기업이 고르게 포함됐다. 중소기업은 188개로 전체의 82.1%를 차지했다. 창업 7년 이내 기업은 59개로 25.8%, 비수도권 소재 기업은 98개로 42.8%였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산 AI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목표다. 선정 과제 중 국산 AI 모델을 채택한 과제는 41.3%, 국산 AI 반도체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활용하는 과제는 30.6%로 집계됐다. 정부는 국산 AI 모델과 반도체가 실제 제품·서비스에 적용되면서 국내 AI 생태계 확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봤다.
또 선정 제품의 신속한 시장 안착을 위한 후속 지원도 추진하기로 했다. 협약 체결 과정에서 기업별 규제 애로를 조사하고 필요할 경우 규제샌드박스와 연계해 지원할 계획이다. 우수 제품은 해외전시회 참가, 혁신조달 등 민간·공공 판로 확보를 돕는다.
박홍근 기예처 장관은 “AX 스프린트는 시장과 현장에서 바로 쓰일 수 있는 AI 제품·서비스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현장형 재정사업”이라며 “선정기업들이 1~2년 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도록 관계부처가 규제·조달·판로 등을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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