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희 회장 명예훼손' KBS 기자들 재판소원 받는다...헌재, 전원재판부 회부

  • KBS 기자, 한주희 회장 보도로 민사소송 당해

  • 대법원 심리불속행 확정으로 패소 확정되자 재판소원 신청

헌법재판소 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 [사진=연합뉴스]


한주희 한앤브라더스 회장 관련 보도로 인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확정된 KBS 기자들이 대법원 확정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이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심리를 받게 됐다.

23일 헌법재판소는 언론공지를 통해 지정재판부 사전심사를 거쳐 KBS 기자 A씨와 B씨가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재판소원 사건(2026헌마1776 재판취소)을 재판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재판부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정재판부는 헌법소원 청구가 명백히 부적법한 경우 각하하는 곳으로, 이곳을 통과해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는 것은 헌재가 본안 심리를 진행할 만한 중대한 헌법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음을 의미한다.

청구인인 KBS 기자들은 지난 2023년 6월 8일부터 17일까지 사모펀드 한앤브라더스의 최대 주주인 한주희 회장이 고위공직자를 상대로 부적절한 로비를 벌이고 거액의 자금을 편취했다는 사기 혐의 피의사실을 TV 뉴스를 통해 익명으로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한 회장이 과거에 저지른 사기죄 전과 이력과 구체적인 범행 내용도 함께 전파를 탔다.


당시 기자들은 단순 보도에 그치지 않고 같은 해 9월 12일에는 관련 내용을 다큐멘터리 방송 형태로 재차 익명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한 회장 측은 KBS의 보도가 허위 사실 적시 및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하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기자들을 상대로 총 1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형사고소는 하지 않았다.

소송 과정에서 1심 법원의 판단은 엇갈렸으나, 올해 1월 서울고등법원(항소심)은 기자들의 명예훼손 책임을 일부 인정해 각각 1000만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문제 삼은 대목은 허위사실이나 로비 의혹이 아닌 '과거 전과 사실을 보도한 행위'였다.

당시 재판부는 "한 회장의 현재 사기 혐의 피의사실과 과거 전과 사실을 동시에 보도하고 범행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원고가 현재 혐의도 저질렀다는 유죄의 인상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전과 사실의 보도가 공직 사회에 대한 감시·비판·견제라는 정당한 언론 활동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따른 위자료 책임을 물었다. 지난 4월 대법원이 기자들의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하면서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확정판결을 받게 된 기자들은 지난 6월 2일 "법원의 판결이 언론·출판 자유의 행사 전반을 위협하며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했다"며 헌재에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다큐멘터리 등에서 전과를 익명으로 공개한 것 역시 공직 사회의 신뢰를 다루는 공적 사안이므로 민사상 배상 책임이 면제되는 공공의 이익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이번 사건은 지난 3월 12일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제도가 시행된 이후 대중의 이목을 끄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전원재판부 심리 전후로 과연 이번 사건이 언론자유 침해에 해당하는지, 인격권 보호가 중요한 것인지 대중들의 의견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제도 도입 이후 현재까지 누적 1075건의 재판취소 사건이 접수됐으며, 그중 단 9건만이 지정재판부의 문턱을 넘어 전원재판부의 본안 심리를 받게 됐다. 나머지 916건은 각하됐다.

헌재는 이번 사건에서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인한 민사상 책임 조각 사유인 공공의 이익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헌재 관계자는 "전과 사실의 익명 공개와 관련해 언론의 자유와 개인의 인격권 간의 균형을 맞출 때 고려해야 할 구체적인 기준 등 다양한 쟁점을 전원재판부에서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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