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가철도공단 등 국토교통부 산하 핵심 공공기관의 수장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LH는 8개월째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고, 국가철도공단도 안전사고 여파로 이사장 재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공공주택 공급과 철도망 확충 등 주요 국책사업을 담당하는 기관들의 컨트롤타워 부재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LH 사장 선임 절차는 여전히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당초 6월 중 공운위 심의를 거쳐 신임 사장이 임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지난 18일 열린 공운위 안건에서 LH 사장 임명안이 제외되면서 상반기 선임은 사실상 무산됐다.
공운위는 정례 회의체가 아닌 만큼 향후 일정도 불투명하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7월 비정기 공운위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일정이 밀리면 8월 이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H는 지난해 10월 이한준 전 사장 퇴임 이후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공모에서 내부 출신 인사가 유력 후보군에 올랐지만 최종 임명 단계에서 제동이 걸렸고, 올해 4월 다시 공모 절차를 밟았다. 한 차례 공모 무산에 후속 인선 지연까지 겹치면서 사장 공백 기간은 8개월을 넘어섰다.
배경에는 LH를 향한 정부의 불신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LH 부사장을 향해 “외부에 쓸 만한 사람이 없어 내부에서만 사장을 찾느냐”는 취지로 질책한 바 있다. 최근에는 국토교통부 출신 대통령실 비서관이 차기 사장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공운위 안건 상정이 불발되면서 인선 불확실성이 커졌다.
수장 공백이 길어지면서 공공주택 공급 정책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7 공급대책에서 LH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수도권 134만9000가구 착공을 끌어내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하지만 사장 인선이 표류하면서 정책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LH는 3기 신도시 조성과 공공주택 공급 등 기존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조직 개편, 중장기 경영 전략, 혁신안 추진 등 기관장 판단이 필요한 현안은 사실상 신임 사장 체제를 기다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상반기 발표가 예상됐던 국토부의 LH 개혁안도 현재로선 일정이 불투명하다.
국가철도공단도 리더십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공단은 지난 18일 신임 이사장 공개모집 절차를 다시 시작했다. 앞서 후보군 압축까지 마쳤지만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과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등 안전 문제가 잇따르면서 기존 절차를 중단하고 재공모에 나섰다.
철도공단은 GTX 사업과 철도지하화, 고속철도 확충 사업 등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올해 2조2431억원 규모의 철도 건설 발주를 추진하고 있고, GTX-A 완전 개통과 B·C노선 사업, 철도지하화 선도사업 등 현안도 산적해 있다. 현재 공모 일정상 차기 이사장 선임은 빨라야 8월 말, 늦으면 9월께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 기관 모두 당장 사업이 멈춰서는 상황은 아니지만 기관장이 필요한 대외 협의와 조직 운영, 중장기 의사결정은 공백이 길어질수록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LH 개혁안과 철도 안전 강화 대책 등은 새 수장 체제에서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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