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공연을 보기 위해 비행기를 예약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무더위를 피해 선선한 도시를 찾는 수요도 눈에 띄게 늘었다.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들이 30일 공개한 데이터를 종합하면 올여름 여행시장은 관광지보다 여행의 '목적'이 이동을 결정하는 흐름이 한층 뚜렷해졌다.
부킹닷컴과 트립닷컴, 아고다 등 글로벌 OTA들이 각각 발표한 여행 데이터를 보면 공연과 음악축제, 혼행(혼자 여행), 가족여행이 여름 성수기 수요를 이끄는 공통 키워드로 떠올랐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K-팝 공연의 파급력이다. 부킹닷컴이 지난 4~5월 글로벌 숙소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BTS 월드투어 공연이 예정된 도시의 숙소 검색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가오슝은 1000% 이상 증가했고, 멜버른은 670% 이상, 자카르타는 620% 이상 뛰었다. 시드니와 홍콩도 각각 480% 이상, 290% 이상 증가했다. 공연장을 찾기 위한 이동이 숙박 예약과 여행 계획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한국 여행객들도 이 흐름에 편승했다. 공연 일정에 맞춘 숙박 기간을 기준으로 한국은 가오슝과 멜버른, 시드니의 숙소 검색 유입국 톱10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가까운 아시아뿐 아니라 호주 공연까지 찾는 수요가 확인됐다.
K-콘텐츠는 외국인의 방한 수요도 키우고 있다. 트립닷컴 그룹에 따르면 올여름(7~8월) 한국행 인바운드 항공 예약은 지난해보다 63% 증가했다. 서울은 지난 5월 기준 글로벌 항공 예약 1위를 기록했고, 부산도 예약 증가율 108%를 기록하며 동아시아 인기 여행지 상위권에 올랐다.
방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예약한 체험 역시 공연이었다. '워터밤 서울 2026'과 '워터밤 부산 2026'이 나란히 예약 1·2위를 차지했고, '2026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공연과 축제가 여행 일정을 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여행 방식도 달라졌다. 아고다가 올해 1~5월 숙소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내 여행객의 혼행 관심도는 지난해보다 9% 증가했다. 숙소 검색량도 국내는 7%, 해외는 11% 각각 늘었다. 국내에서는 서울·제주·부산·인천·강릉이 인기였고, 해외에서는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에 이어 자카르타와 다낭이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자카르타는 숙소 검색량이 전년보다 30배 이상 늘며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인천~자카르타 신규 노선 취항과 함께 K-팝 공연·팬미팅이 잇따라 열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름휴가를 떠나는 방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트립닷컴은 올여름 여행 키워드로 '짧게(Short)', '시원하게(Cool)', '가족과 함께(Family)'를 제시했다. 한국 여행객의 64%는 4일 이내 단기 여행을 선택했고, 울란바토르와 삿포로처럼 비교적 기온이 낮은 여행지 예약도 크게 늘었다. 가족 여행 예약은 지난해보다 120% 증가하며 방학 시즌 수요를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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