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수준을 놓고 노사 간 조율을 이어갔다.
노사는 비공개 회의에서 1차 수정안을 제출했다. 노동계는 시급 1만1970원(전년 대비 16.0% 인상)을, 경영계는 1만340원(0.2% 인상)을 각각 제시했다.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인 1만2000원에서 30원을 낮췄고, 경영계는 동결안(1만320원)에서 20원을 올리면서 양측의 격차는 1630원에 달했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어제가 법정 심의기한 마지막 날이었지만 회의 일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오늘이 마지막 회의"라며 "노사가 최초 제시안의 간극을 좁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경영계는 영세 사업장의 지불능력과 고용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며 사실상 동결을 요구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주휴수당을 고려하면 올해 최저임금은 이미 1만2000원을 넘고 있으며 5대 사회보험과 퇴직급여 등을 포함하면 최저임금 근로자 1명을 고용하는 실제 인건비는 월 260만원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신규 채용은 엄두도 못 내고 기존 고용 유지조차 버겁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보험법 등 27개 법령, 46개 제도와 연동돼 국가 재정과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노동계의 최초 요구안인 시급 1만2000원은 올해보다 16.3% 인상하는 것으로, 2018년 최저임금 대폭 인상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양 본부장은 "당시 인상액은 1060원이었지만 이번에는 1680원으로 60%나 크다"며 "고용 유지 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내수 회복과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맞섰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을 오로지 비용의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단기적 시각에 머무르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소비 증가에 따른 매출 회복과 생산성 개선 등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감한 최저임금 인상 없이는 침체된 내수 경제를 다시 움직이기 어렵다"며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소득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도 "경영계가 주장하는 동결은 사실상 삭감"이라며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노동을 비용으로만 보는 기업의 태도"라고 비판했다.
공익위원들은 노사 모두에게 간극을 좁혀 달라고 주문했다.
공익위원 간사인 성재민 위원은 "이제는 각자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는 데 그치기보다 공통점을 찾아 의견 차이를 본격적으로 좁혀 나가야 할 시점"이라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을 찾기 위해 지혜를 모아 달라"고 말했다.
올해 법정 심의기한은 지난 29일이었지만 노사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기한을 넘겼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법정 심의기한을 지킨 것은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9차례뿐이다.
남은 행정 절차를 고려하면 최임위는 늦어도 7월 중순까지 의결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후 장관은 이의 제기 기간 등을 거쳐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해 고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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