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출신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의 경상도 사투리 '무섭노'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까지 번지며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해당 논란을 처음 제기한 현직 방송사 PD를 향한 비판과 풍자도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5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른바 '무섭노' 논란을 조롱하는 게시글이 빗발쳤다.
누리꾼들은 "에이핑크 '슬퍼하지마 노노노'도 일베냐", "강산에 '와그라노' 들으면 혼절하실 듯", "'레드레드' 외치는 코르티스도 극우냐", "'니가 좋아'라고 하면 인종차별자냐", "윤남노 셰프는 이름 말할 때마다 일베냐"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자꾸 이상한 게 불편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모든 논란은 비뚤어진 신념을 가진 목소리 큰 소수가 만든다", "뭐만 하면 다 일베로 엮는 만물일베설 아니냐", "정작 일베를 가장 사랑하는 집단처럼 보인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이후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는 차원에서 일베가 문장 끝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을 옹호하며 부산·영남에서도 그렇게 쓴다는 사람들이 있다"며 "나의 관찰로는 일베는 표준말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 영남말 질문 문장에서 '나'와 '노'는 구별돼 사용된다. '나'는 예·아니오를 확인할 때, '노'는 구체적인 상황 설명을 요청할 때 쓰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같은 날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말끝 하나로 사상을 검증하려고 한다. 경남 거제 출신의 아이돌이 고향 말로 '무섭노'라고 했다는 이유만으로 일베 낙인이 찍혔다"며 "언어학자들이 동남방언에서 '-노'는 의문문뿐 아니라 감탄과 독백에서도 널리 쓰이는 어미라고 설명하고 있는데도 낙인찍기는 멈추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번 논란은 부산 출신으로 알려진 경남MBC 소속 한 PD가 지난 1일 자신의 SNS에 리센느 원이가 방송과 유튜브 콘텐츠에서 사용한 '~노' 표현을 문제 삼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당시 그는 "호평받는 유튜브 클립을 봤는데 여성 아이돌과 PD가 사이좋게 '~노'를 주고받고 있어 무척 속상했다"고 적었다.
게시글이 확산되자 온라인에서는 "거제 출신이 자기 고향 사투리를 쓴 것뿐인데 무엇이 문제냐", "사투리까지 검열하려는 것이냐"는 반발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면서 동아대학교 국어문화원 교수의 설명도 재조명됐다. 해당 교수는 동남방언의 '-노' 종결형이 의문문뿐 아니라 감탄문과 독백에서도 실제 사용된다고 설명한 바 있어 원이의 표현 역시 방언 범주에 포함된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해당 PD는 이후 장문의 글을 통해 "많은 경상어 화자와 연구자들이 현재의 '~노' 사용은 어법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해 왔다"며 "혐오 표현이 놀이가 되면서 경상도 방언 자체가 오염되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또 "나 역시 경상도 출신이지만 상처받는 사람이 있다면 '~노' 사용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도 여론이 식지 않자 해당 PD는 지난 3일 추가 입장문도 게재했다.
그는 "SNS는 토론하기 적합한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며 "일본어 잔재를 없애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듯 이 문제도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떤 '~노'인지 구분하기보다 그 말에 상처받는 사람이 있다면 사용을 한 번쯤 고민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추가 해명 이후에도 여론은 좀처럼 돌아서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사투리를 고치라고 하는 게 더 이상하다", "경상도 출신 아이돌까지 일베 취급하는 건 과도하다", "이제는 말끝 하나로 정치 성향을 판단하는 시대가 됐다", "논란을 키운 건 결국 본인 아니냐" 등의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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