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 '비싸고 맛없다' 오명 벗는다…다단계 구조 깨고 임대료 대폭 인하

  • 국토부, 휴게소 운영 개편방안 발표

  • '공공관리회사' 통한 직계약 체제 전환…매출 대비 평균 33% 달하던 수수료율 8~9%로 인하

지난 27일 오후 경찰청 헬기에서 바라본 경기도 평택 행담도휴게소에 차들이 주차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7일 오후 경찰청 헬기에서 바라본 경기도 평택 행담도휴게소에 차들이 주차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비싸고 맛없다’는 지적을 받아온 고속도로 휴게소의 유통 구조와 서비스가 전면 개편된다. 국토교통부는 한국도로공사와 중간운영업체, 입점업체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를 혁파하고, 임대료 부담을 대폭 낮춰 그 혜택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개편방안’을 9일 발표했다.
 
그동안 휴게소 음식값이 높았던 원인은 중간운영업체가 매출액 대비 평균 33%, 최대 51%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를 징수하는 다단계 구조에 있었다. 2024년 도로만족도조사에 따르면 이용객의 66.9%가 “휴게소 음식값이 비싸다”고 답할 만큼 불만이 지속되어 왔다. 특히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가 자회사를 통해 수십 년간 휴게소를 독점 운영하며 이익을 챙겨온 구조적 병폐도 개선 요구의 원인이 됐다.
 
국토부는 이러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적인 ‘공공관리회사’를 설립하고, 이 회사가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으로 운영체제를 전환하기로 했다. 공공관리회사는 2027년 초 출범할 예정이며, 제도 정착 전까지는 도로공사가 임시로 운영을 맡는다.
 
직계약 체제가 도입되면 입점업체의 평균 임대료는 기존 매출액 대비 33% 수준에서 8~9% 수준(관리비 별도)으로 대폭 낮아진다. 관리비를 감안하더라도 기존 수수료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업체 선정 기준도 기존의 높은 임대료 제시 방식에서 벗어나, 음식 맛과 서비스를 보장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를 선정하도록 변경한다. 입찰 과정의 공정성을 위해 외부심사위원회 평가를 거치며 매년 만족도 평가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이용객이 많은 휴게소를 중심으로 청년 매장을 운영해 초기 창업을 지원하고, 부지 내 태양광 발전 수익을 시설 개선에 재투자할 방침이다.
 
운영체계 개편으로 휴게소 이용 환경도 변화한다. 야간 운전자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밤 10시에 문을 닫던 편의점을 24시간 운영으로 확대하고, 편의점 내 도시락·김밥·컵라면 등 간편식 취식 공간을 마련한다. 시중 매장에서 제공되던 편의점 1+1 할인 이벤트와 통신사 포인트 적립·사용 혜택도 도입된다.
 
특히 운전자들이 자주 찾는 커피의 경우, 기존 고임대료 구조로 입점이 어려웠던 2000원 이하 실속 커피 매장의 진입을 허용한다. 이에 따라 현재 평균 4800원 수준인 아메리카노 커피를 2000원 이하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브랜드 구성도 공급자 중심에서 벗어나 전문 외식 브랜드와 지역 대표 맛집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개편된 운영 방식은 연내 전국 8개 휴게소에서 우선 시작된다. 국토부는 올해 계약이 종료되거나 신설되는 여주, 군위, 장유, 대천(상·하행), 합천호(상·하행), 월출산 등 8곳을 대상으로 7월 중 입찰 공고를 내고 12월부터 임시 운영에 나선다.
 
한편 휴게소 분야의 이권 구조에 대한 인적 쇄신도 단행된다. 휴게소 입점 매장 입찰 시 도로공사 현직자와 퇴직자(3년 이내), 배우자 및 직계 가족은 입찰에서 배제되며 퇴직자 모니터링이 강화된다.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와 그 자회사 등은 향후 휴게소 사업 참여가 금지되며, 현재 운영 중인 기존 휴게소 6곳은 오는 9월 30일까지 즉시 매각하도록 도성회 정관을 개정한다. 지난 5월 감사 결과에 따라 도성회 자회사의 입찰 비위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며, 수익금 탈세 의혹에 대해서도 국세청 세무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휴게소는 장거리 운전에 지친 국민이 편안하게 쉬어가는 공간이어야 하나, 수십 년간 굳어진 불합리한 구조 탓에 불편을 감내해야 했다”며 “연내 개장하는 8개 휴게소를 시작으로 구조적 병폐를 과감히 혁파하고 국민의 편익을 채워 휴게소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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