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더피에 영감 준 민중 화가의 테라코타, 1만원으로 지·킨다

  • 韓 민중미술 선구자 오윤 테라코타 벽화 살리기에 박차

  • 이전 비용, 시민 크라우드펀딩과 판매전으로 마련

오윤의 구의동 테라코타 사진보존추진위
오윤의 구의동 테라코타 [사진=보존추진위]

한국 민중 미술의 선구자 오윤(1946~1986)의 구의동 테라코타 벽화를 보존하기 위한 시민 모금이 시작된다. 오윤은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호랑이 캐릭터 '더피' 제작에 영감을 준 작가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그의 작품을 1만원으로 살려낼 수 있다.

오윤 구의동 테라코타 보존 추진위원회와 한국민족미술인협회는 멸실 위기에 놓인 오윤의 구의동 테라코 벽화를 보존하기 위한 크라우드펀딩과 기금 마련전을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운영은 예술인협동조합인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맡는다.

이 벽화는 오윤이 스물일곱이던 1973년 동료 오경환, 윤광주와 함께 서울 광진구 구의동 옛 상업은행 지점 건물 내벽에 전돌을 빚어 구워 만든 작품이다. 이후 은행 가벽에 가려져,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면서 멸실된 것으로만 알려졌다. 그러나 올해 건물 매각 과정에서 다시 발견됐다.
 
사진보존추진위
[사진=보존추진위]

건물 매수인은 작품의 존재를 확인한 뒤 유족에 직접 연락하고 국립현대미술관에 가치를 문의하는 등 작품의 안전한 반출에 협력하기로 했다. 유족 또한 작품의 공공 이관에 동의하면서 보존의 길이 열렸다.

문제는 작품을 안전하게 해체해 공공으로 이전할 비용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추진위원회는 오는 31일까지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씨앗페'를 통해 크라우드펀딩(멸실 위기의 오윤 구의동 테라코타 부조, 우리가 구합시다)을 진행한다. 목표 금액은 1억원이며, 누구나 1만원부터 참여할 수 있다.

오윤 작가가 평생 "미술은 많은 사람이 나누어야 한다"는 신념을 밝혔던 만큼, 후원자에게는 오윤 판화 도상을 활용한 아트카드와 '칼노래' 한정 아트프린트, 사후판화 구매 할인권, 박꽃누나 및 메아리 소년 시리즈 전집 등의 리워드가 제공된다. 후원자의 밤에도 초청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오윤의 생전판화 오윤 유족 소장 사진보존추진위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오윤의 생전판화. 오윤 유족 소장. [사진=보존추진위]

이와 함께 기금 마련전은 7월 26일부터 8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미술관 전관에서 열린다. 오윤의 동료·선후배 작가들이 작품을 출품하는 판매 연대전으로, 판매 수익은 비용을 제외한 전액을 벽화 이전 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특히 오윤이 생전에 직접 찍은 판화(칼노래, 춘무인추무의, 무호도, 인물)를 비롯한 작품들이 출품된다.

현재 작품 보존을 촉구하는 시민 서명 운동에는 1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오윤의 차남이자 보존 추진위 운영 위원인 오상엽씨는 "아버지의 작품이 다시 세상에 나온 것도, 이를 지키기 위해 1만명이 넘는 시민이 이름을 올려 주신 것도 유족으로서는 벅찬 일"이라며 "이 벽화는 이제 가족의 것이 아니라 시민 모두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크라우드펀딩과 판매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씨앗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오윤의 생전판화 오윤 유족 소장 사진보존추진위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오윤의 생전판화. 오윤 유족 소장. [사진=보존추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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