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KAI 인수전] 비싸진 몸값에 독과점 논란까지...분할 매각안 '솔솔'

KAI 본관 전경
KAI 본관 전경[사진=아주경제 DB]

한국항공우주(KAI) 인수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5조원을 웃도는 몸값에 독과점 논란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분할 매각 시나리오가 솔솔 제기되는 이유다. 

14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KAI의 적정 매수가는 약 5조원으로 추정된다. 현재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의 보유지분(26.41%) 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반영한 적정 매각 가격은 4조5000억~4조8000억원이다. 한화그룹에 이어 현대차그룹이나 LIG 컨소시엄도 적극 입찰에 참여하면 프리미엄이 40% 이상으로 치솟아 5조원을 상회할 수 있다.

인수 자금 부담이 만만치 않은 데다 한화의 경우 KAI 인수 시 독과점 논란에도 직면할 수 있어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게 분할 매각 안이다. KAI 사업 부문은 크게 △고정익·회전익 플랫폼을 만드는 항공 △인공위성 및 발사체를 만드는 우주 △항공 애프터마켓을 총괄하는 유지보수·수리·운영(MRO) 부문으로 나뉜다.

업계 관계자는 "KAI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기업들의 관심 분야가 명백히 다르고, 후보 기업이 강력한 오너십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분할 매각 안이 오히려 (KAI) 경쟁력을 유지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인수전 흥행을 통해 적정가에 매각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분할 매각 시나리오가 실현된다면 한화그룹은 고정익 및 우주 발사체 플랫폼 기술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미 항공기 엔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KAI의 플랫폼 기술을 흡수하면 엔진 제작부터 기체 조립까지 수직계열화가 완성돼 한국의 '스페이스X'로 거듭날 수 있다는 복안이다.

현대차의 경우 방산보다 미래 모빌리티(AAM)와 항공 제조 공급망 확보를 위한 MRO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밀유도무기와 항공전자(항전) 장비에 강한 LIG D&A는 회전익과 무인기, 항전 무장 부문에서 시너지가 예상된다. 이는 한화그룹의 방산 시장 독점을 견제하려는 정부·군의 이해 관계와도 맞아떨어진다.

분할 매각 안에 대해서는 찬반이 거세다. 방산 시장 독과점 논란을 해소하고 정부가 특정 기업에 특혜를 줬다는 시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기업 본업에 시너지를 얹어 전문성을 고도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거론된다. 반면 KAI의 조직 파편화로 경쟁력이 훼손되고 MRO 사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반론도 나온다. 

우주 산업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사업 방향이 맞지 않으면 인수 후에도 사업 재편 과정에서 사장되는 분야가 반드시 나온다"며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명하는 기업에 특정 사업 분야를 밀어주는 게 답일 수 있다"고 말했다.

KAI 노조 관계자는 "항공우주 시장은 공정한 경쟁 환경과 건전한 토양 하에서 성장할 수 있는데 한화가 KAI를 흡수 통합하면 국가도 견제하기 어려운 '슈퍼 을'이 탄생해 국익·공익 사업은 좌초할 것"이라며 "KAI의 경쟁력 향상과 국가 우주 산업 발전을 위해 분할 매각 안은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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