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는 계속 줄고 있는데, 교육 예산은 오히려 크게 늘어나고 있는 이른바 '세수 역설'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교육 재정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5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교육위원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보고서는 현행 교육 재정 구조가 안고 있는 모순을 낱낱이 드러낸다. 초·중등 학령인구 감소에도 내국세에 연동돼 몸집을 불리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구조적 한계와 고교 무상교육 예산의 파행 편성부터, 앵커(ANCHOR·舊 라이즈(RISE)) 및 글로컬대학으로 대표되는 고등교육 혁신 재정의 엇박자까지 얽힌 실타래가 방대하다. 아주경제는 3편에 걸친 기획 시리즈를 통해 데이터 이면에 숨겨진 유·초·중 및 고등교육 재정의 위기 상황을 입체적으로 진단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 교육을 위한 합리적인 재원 개편 대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2편] 시·도지사가 뽑는 '앵커', 교육부가 정하는 '글로컬'…고등교육 재정 엇박자
[3편] 5세 무상교육의 그림자…껍데기만 남은 '월 11만원' 지원
"국가가 책임진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내는 돈은 똑같아요." 서울 지역 사립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한 학부모의 토로다. 정부가 저출생 극복을 기치로 내걸고 의욕적으로 추진한 영유아 교육·보육 강화 정책이 현장과 겉돌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5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교육위원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보고서는 지역별 편차를 무시한 일률적인 예산 집행이 낳은 부작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막대한 재정이 투입됐음에도 무상교육이라는 간판은 빛이 바랬고, 보육 인프라 확충은 헛바퀴를 돌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5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교육위원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보고서는 지역별 편차를 무시한 일률적인 예산 집행이 낳은 부작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막대한 재정이 투입됐음에도 무상교육이라는 간판은 빛이 바랬고, 보육 인프라 확충은 헛바퀴를 돌고 있다.
'월 11만원' 똑같이 뿌린 무상교육…서울은 '부족', 지방은 '과잉’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유아 단계적 무상교육 보육 실현' 사업이다. 2025년 하반기 5세를 대상으로 첫발을 내디딘 이 사업은 예비비 1288억5200만원이 전액 투입됐다. 교육부는 1인당 국공립유치원은 월 2만원, 사립유치원은 월 11만원, 어린이집은 월 7만원을 지원한다는 일률적인 단가를 정해 시도교육청에 교부했다. 특히 사립유치원의 경우 표준유아교육비(55.7만원)와 기존 정부·교육청 지원금(44.8만원)의 차액을 메우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전국 사립유치원의 현실은 서류상의 계산식과 달랐다. 유치원비는 교육감의 승인 아래 유치원 원장이 결정하므로 시도별로 큰 차이가 난다. 유치원알리미에 따르면, 2025년 지원 직후(10월) 서울의 사립유치원 5세 교육과정 교육비는 평균 11만1619원, 경기는 13만3668원에 달했다. 즉, 국가에서 11만원을 지원받고도 학부모들은 여전히 11만~13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무상교육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셈이다.
반면, 지방의 상황은 달랐다. 기존에도 교육비가 0원에 가깝거나 매우 낮았던 울산, 경남, 충남 등은 이 사업의 지원 금액(월 11만원)이 실제 학부모가 내던 교육비보다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이처럼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학부모의 부담은 여전한데 타 시·도는 필요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심각한 '지역 비대칭'이 발생했다.
하지만 전국 사립유치원의 현실은 서류상의 계산식과 달랐다. 유치원비는 교육감의 승인 아래 유치원 원장이 결정하므로 시도별로 큰 차이가 난다. 유치원알리미에 따르면, 2025년 지원 직후(10월) 서울의 사립유치원 5세 교육과정 교육비는 평균 11만1619원, 경기는 13만3668원에 달했다. 즉, 국가에서 11만원을 지원받고도 학부모들은 여전히 11만~13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무상교육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셈이다.
반면, 지방의 상황은 달랐다. 기존에도 교육비가 0원에 가깝거나 매우 낮았던 울산, 경남, 충남 등은 이 사업의 지원 금액(월 11만원)이 실제 학부모가 내던 교육비보다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이처럼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학부모의 부담은 여전한데 타 시·도는 필요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심각한 '지역 비대칭'이 발생했다.
국가 돈 들어오자 지갑 닫은 시도교육청…"차등 지원 없인 한계“
더욱 황당한 것은 이 사업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혜택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났다는 점이다. 국가 예산이 일괄 교부되자, 그동안 자체 재원으로 무상교육비를 지원하던 일부 시도교육청이 기존 지원 예산을 감액해 버린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 광주, 울산, 강원, 전북, 경남 등 6개 교육청이 자체 무상교육 지원 예산을 축소했다. 예를 들어 인천의 경우 국가 지원금과 교육청 자체 무상교육비를 합친 총액이 감액 전 66만2000원에서 감액 후 55만9000원으로 오히려 10만3000원이 줄었다. 울산과 전북 역시 각각 7만5000원, 7만원의 총액이 감소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 광주, 울산, 강원, 전북, 경남 등 6개 교육청이 자체 무상교육 지원 예산을 축소했다. 예를 들어 인천의 경우 국가 지원금과 교육청 자체 무상교육비를 합친 총액이 감액 전 66만2000원에서 감액 후 55만9000원으로 오히려 10만3000원이 줄었다. 울산과 전북 역시 각각 7만5000원, 7만원의 총액이 감소했다.
국가가 돈을 풀자 지자체가 꼼수로 지갑을 닫으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부모들에게 돌아갔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실제 학부모 부담금은 기관별, 지역별로 발생하는 금액이 모두 달라, 평균적인 학부모 부담금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지원 단가를 설정했다”며 “유치원 학부모 부담금이 이 사업 지원 예산을 반영한 무상교육보육비보다 적은 경우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이 학부모부담 경비를 차감한 나머지 금액을 지원 항목 내에서 유아 직접 교육경비로 사용하도록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의 기존 지원 수준을 고려해 지역별로 국가 지원금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무상교육비 지원에 대한 지역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예산처는 "사립유치원마다 원비가 다른데도 교육부가 일률적으로 같은 단가를 적용해 예산을 교부한 결과, 학부모가 원비를 부담하는 경우가 남아있는 한편 일부 시·도에서는 자체 지원금을 줄이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시·도별로 학부모가 부담하는 사립유치원비가 다른 상황에서 국가 예산으로 무상교육을 실현하려면 시·도별로 인당 예산 교부 단가에 차등을 둘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실제 학부모 부담금은 기관별, 지역별로 발생하는 금액이 모두 달라, 평균적인 학부모 부담금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지원 단가를 설정했다”며 “유치원 학부모 부담금이 이 사업 지원 예산을 반영한 무상교육보육비보다 적은 경우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이 학부모부담 경비를 차감한 나머지 금액을 지원 항목 내에서 유아 직접 교육경비로 사용하도록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의 기존 지원 수준을 고려해 지역별로 국가 지원금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무상교육비 지원에 대한 지역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예산처는 "사립유치원마다 원비가 다른데도 교육부가 일률적으로 같은 단가를 적용해 예산을 교부한 결과, 학부모가 원비를 부담하는 경우가 남아있는 한편 일부 시·도에서는 자체 지원금을 줄이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시·도별로 학부모가 부담하는 사립유치원비가 다른 상황에서 국가 예산으로 무상교육을 실현하려면 시·도별로 인당 예산 교부 단가에 차등을 둘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도시는 "대기 100번"인데…겉도는 어린이집 확충
예산보육 인프라 확충 역시 현실과의 괴리가 심각하다. 정부는 부모 선호도가 높은 국공립어린이집 설치를 지원하는 '어린이집 확충' 사업에 2025년 266억84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전국적으로 출생아 수와 어린이집 수가 급감하는 추세지만, 신혼부부가 밀집한 신도시 등에서는 여전히 어린이집 입소를 위해 수십, 수백 번대의 대기를 감수해야 하는 국지적 수급 불균형이 심각하다.
하지만 이토록 현장의 수요가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2025회계연도 어린이집 확충 사업의 지방자치단체 실집행률은 42.0%(111억9500만원)에 그쳤다. 예산의 절반 이상이 쓰이지 못한 채 잠자고 있는 것이다.
연도별 실집행률을 봐도 2022년 38.5%, 2023년 35.5%, 2024년 35.6%로 실집행률이 40% 안팎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연례적인 실집행 부진을 고려해 2025년도 예산은 전년 본예산 대비 36% 감액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집행률은 42.0%에 불과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출생아 수와 어린이집 수가 급감하는 추세지만, 신혼부부가 밀집한 신도시 등에서는 여전히 어린이집 입소를 위해 수십, 수백 번대의 대기를 감수해야 하는 국지적 수급 불균형이 심각하다.
하지만 이토록 현장의 수요가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2025회계연도 어린이집 확충 사업의 지방자치단체 실집행률은 42.0%(111억9500만원)에 그쳤다. 예산의 절반 이상이 쓰이지 못한 채 잠자고 있는 것이다.
연도별 실집행률을 봐도 2022년 38.5%, 2023년 35.5%, 2024년 35.6%로 실집행률이 40% 안팎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연례적인 실집행 부진을 고려해 2025년도 예산은 전년 본예산 대비 36% 감액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집행률은 42.0%에 불과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저출생 기조로 보육 수요가 감소함에도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수요가 과다 추계되었고, 곳에 따라 지원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축 사업이나 장기임차 사업의 물량이 부족해 곳당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에 편중됨에 따라 집행 규모가 축소됐다“며 ”실집행률을 제고하기 위해 회계연도 분할 교부 방식을 도입하면서 집행 규모가 자연스럽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예산처는 영유아가 많은 일부 지역의 어린이집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사업의 실집행률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의 절박한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관행적으로 예산을 배분한 탓에, 정작 돈이 필요한 곳에는 예산이 돌지 않는 동맥경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예산처는 영유아가 많은 일부 지역의 어린이집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사업의 실집행률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의 절박한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관행적으로 예산을 배분한 탓에, 정작 돈이 필요한 곳에는 예산이 돌지 않는 동맥경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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