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을 사러 들르는 곳으로 여겨졌던 다이소가 식품 구매처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과자와 초콜릿을 넘어 견과류와 양념, 즉석식품, 반찬류까지 구매 품목이 확대되면서 식품 카테고리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소용량 상품을 앞세운 다이소가 고물가 시대 새로운 식품 유통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식품업계도 전용 제품 출시와 협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21일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구매딥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1년(2025년 6월~2026년 5월) 다이소 식품 카테고리 구매 추정액은 1823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1599억2000만원)보다 14% 증가했다. 고물가 속 부담 없는 가격대의 식품을 찾는 소비가 늘면서 다이소가 가성비 식품 구매처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매액 기준으로는 박스과자(458억8000만원)와 봉지과자(425억1000만원), 초콜릿(196억1000만원)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박스과자와 봉지과자를 합치면 전체 식품 구매액의 48.5%에 달한다. 생활용품을 사러 들렀다가 부담 없이 간식을 함께 구매하는 소비 패턴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눈에 띄는 점은 소비 품목의 변화다. 성장률은 건·견과류가 전년보다 73.1% 증가하며 가장 높았고 양념류(68.4%), 어포류(51.0%), 즉석조리식품(47.7%), 주스(42.2%), 통조림·반찬(40.7%) 등이 뒤를 이었다. 과자 중심이던 식품 코너가 간단한 장보기까지 가능한 공간으로 소비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다이소의 채널 특성과 맞닿아 있다. 1000~2000원대 가격과 소용량 구성은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낮추고 새로운 제품을 쉽게 경험하도록 만든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신제품 반응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다이소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고물가와 1인 가구 증가도 생활형 식품 소비 확대를 뒷받침한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식품기업들의 움직임도 달라지고 있다. 올해 초 오리온과 롯데웰푸드, 크라운제과, 해태제과는 '트렌드 코리아 2026'과 협업해 다이소 전용 기획전을 열고 대표 장수 브랜드의 초기 패키지를 복원한 한정판 제품을 선보였다. 익숙한 브랜드에 새로운 콘셉트를 더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일부 제품은 조기 품절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건강식 시장에서도 다이소를 겨냥한 제품이 등장했다. 삼진제약이 최근 다이소를 통해 출시한 '베러핏 고단백 저당쉐이크'는 기존 제품 대비 약 3분의 1 수준인 1포당 1000원의 가격을 앞세워 온라인몰 초도 물량이 판매 시작 10여 분 만에 모두 소진됐다. 가격 장벽을 크게 낮추며 새로운 소비층을 끌어들였다는 평가다.
사람이 먹는 식품을 넘어 펫푸드 시장으로도 다이소 입점이 확대되고 있다. 동원F&B의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아르르'는 최근 전국 다이소 매장과 다이소몰에서 반려견용 '밥·꾸(밥 꾸미기) 간식' 16종을 출시했다. 사료 토핑용 간식과 동결건조 원물트릿, 요거트큐브, 쌀과자 등을 모두 1000원 가격에 선보이며 소용량 펫푸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반려동물용 제품 역시 부담 없는 가격과 소포장을 앞세워 다이소를 새로운 판매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생활용품을 구매하면서 식품을 함께 담는 소비가 일상화되고, 가성비와 소용량을 중시하는 소비 흐름이 이어지면서 다이소의 식품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다이소 같은 생활잡화점 채널은 내수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핵심 공략 대상"이라며 "새로운 유통 채널로서 아직 전체 매출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목표로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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