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대출시장] "잔금 두 달 남았는데 대출 될까요"…규제 한파에 '상담사' 찾아 삼만리

  • 시중은행 부동산 대출 50~60%, 모집인 통해 진행

  • 대출 수요 급증 틈타 온라인 불법 대출영업 활개

  • 상담 영업 댓글 30개 중 등록번호 공개는 5개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대출이 계속 막힌다는데 잔금일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KB시세 10억원 정도인데 4억원까지 가능한 상담사 있을까요.”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별 대출 한도가 월 초부터 조기 소진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온라인 카페와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대출상담사’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를 틈타 등록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담사들의 온라인 영업도 확산해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한 많이 받고 싶다”거나 “오늘 바로 상담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차주별 한도를 조정하고 모집인 채널을 일시 중단하는 등 대출 정책을 수시로 바꾸자 은행 창구를 찾기 전에 상담사를 통해 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시중은행들에 따르면 대출모집인이 취급하는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은 전체 중 50~60% 수준으로 추산된다. 대출모집인은 은행과 위탁계약을 맺은 대출모집법인과 소속 대출상담사를 말한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소개받는 상담사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은 주택 매수 예정자에게 대출 상품을 안내하고 대출이 실행되면 은행에서 취급액의 0.2~0.5%가량을 수수료로 받는다.

대출상담사를 이용한다고 별도의 우대금리나 추가 한도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담사의 경험과 정보력에 따라 차주의 소득과 신용도, 담보인정비율(LTV) 등을 비교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금융회사를 찾을 수 있다.

올해 초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소개받은 상담사를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A씨는 “온라인에서 직접 한도를 조회했을 때보다 낮은 금리로 더 많은 금액을 빌릴 수 있었다”며 “직장과 소득, 신용도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적합한 은행을 찾아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담사 수요가 늘어난 틈을 타 등록번호나 소속 법인을 밝히지 않고 온라인에서 영업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대출상담사를 찾는 한 온라인 게시글에는 30개가 넘는 영업 댓글이 달렸지만, 등록번호나 소속 법인을 명시한 댓글은 5개에 불과했다.

현행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대출모집인은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소비자가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등록번호와 소속 등 관련 정보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나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 비대면 영업 공간은 관리·감독이 쉽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은 계약을 맺은 대출모집법인 소속 상담사를 통해서만 대출 서류를 접수한다”며 “미등록 모집인은 고객 정보를 취급할 권한이 없고, 서류를 대신 받거나 접수하는 행위도 불법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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