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베트남이 2030년 교역 1500억 달러(약 207조원) 목표를 다시 꺼내 들며 경제 협력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정부 차원의 통상·산업·에너지 논의와 호찌민에서는 한국 브랜드 엑스포가 맞물리면서 양국 협력은 단순 무역을 넘어 기술, 투자, 공급망, 인재개발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28일(현지 시각) 년전(인민) 등 베트남 매체를 종합하면 지난 26일 한국에서 김정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레 마잉 훙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 공동 주재로 제15차 한·베트남 무역·산업·에너지 협력 공동위원회가 열렸다. 양측은 한·베트남 경제 관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틀 안에서 긍정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투자, 무역, 산업, 기술이전 분야에서 한국이 베트남의 주요 협력국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국 장관은 2030년까지 양국 교역 규모를 1500억 달러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를 균형 있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양측은 각국 상품이 상대국 시장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기업들이 유통망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방안도 논의했다. 기존 경제협력 틀을 실질적으로 활용하는 문제도 회의 의제로 다뤄졌다.
베트남은 경쟁력을 가진 자국 상품의 한국 시장 진출 확대를 요청했다. 베트남 측은 농산물, 수산물,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시장 기회를 넓혀달라고 요구했고 무역 촉진, 기술 장벽 해소, 기업 간 연결 강화도 함께 제안했다. 한국 측은 베트남의 요청을 확인하고 양국 교역이 더 균형 있게 발전하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산업 분야에서는 베트남 기업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협력 방향이 제시됐다. 양측은 인력 양성, 지원산업 개발, 기술혁신, 베트남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베트남 기업과 한국 기업 간 연결을 지속적으로 촉진해 베트남 국내 기업이 글로벌 생산망과 공급망에 더 깊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로 했다.
에너지 협력은 안정성과 전환 수요를 함께 반영하는 방향으로 논의됐다. 양국은 에너지 안보 확보, 청정에너지 개발, 가스발전, 스마트그리드, 인력 양성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교환했다. 각국의 수요와 발전 전략, 법적 규정에 맞춰 새로운 협력 분야를 계속 살펴보자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공급망 협력도 공동위의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한국과 베트남은 안정적이고 다양하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공급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확인했다. 양측은 기초산업, 신소재, 유망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양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기로 했다. 회의가 끝난 뒤 두 장관은 향후 중점 협력 분야를 담은 제15차 회의 의사록에 서명했고 제16차 회의는 2027년 베트남에서 열기로 했다.
같은 날 훙 장관과 베트남 산업무역부 대표단은 주한 베트남대사관과도 업무회의를 열었다. 대사관은 양국 경제 관계, 기업 지원, 무역 촉진, 투자 유치 현황을 보고하고 산업무역부와 주한 베트남 대표기관 사이의 협력 강화 방향을 제안했다. 훙 장관은 대사관의 경제외교와 기업 지원 노력을 평가하며 "현지 시장의 정책과 수요를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양국의 무역, 산업, 에너지 협력이 더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가교 역할을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정부 간 협력과 맞물려 민간 교류 행사도 베트남에서 이어졌다. 전날 호찌민시에서는 한국 중소벤처기업부, 호찌민시 과학기술국,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관련 기관들이 한국과 베트남 시장을 연결하는 무역 촉진 행사인 호찌민시 K브랜드 엑스포 2026(HCMC K-Brand Expo 2026)이 개막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 18개 주요 산업도시의 기관과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약 200개 부스로 구성됐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 데이터·스마트 보안, 헬스케어, 에너지, 스마트 교통, 건설·산업 분야가 전체 부스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주최 측은 이 같은 구성이 5년간 열린 행사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이라고 설명했다.
K브랜드 엑스포의 성격도 기존 상품 판매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솔루션 연결로 이동하고 있다. 쩐 쫑 뚜옌 호찌민시 과학기술국 부국장은 개막식에서 올해 행사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이어진 호찌민시와 한국 파트너 간 무역, 투자, 혁신 생태계 연결 플랫폼 구축 여정의 5주년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행사는 그동안 여러 차례 열리며 한국 스타트업과 베트남 시장을 잇는 창구로 자리 잡았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에는 지금까지 700곳 이상의 한국 스타트업이 참여했고 5000건이 넘는 비즈니스 상담이 진행됐으며 수백 건의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K브랜드 엑스포는 단순한 전시 행사를 넘어 호찌민시의 혁신 창업 생태계와 한국 파트너를 연결하는 협력 플랫폼으로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올해 행사의 핵심 방향은 무역, 투자, 혁신, 인재개발을 한 공간에 모으는 데 맞춰졌다. 주최 측은 네 가지 흐름이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결합될 때 행사의 가치는 사흘간의 만남에 그치지 않고 행사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는 협력 관계 형성으로 확장된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류승호 주호찌민 한국총영사관 중소기업 담당 영사는 "한국의 기술과 실행 역량이 베트남의 발전 속도와 잠재력과 결합하면 양국 협력이 단순한 무역을 넘어 새로운 시장과 브랜드를 함께 만드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K뷰티, K푸드, 인공지능과 기술,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혁신 브랜드들은 베트남의 주요 바이어와 소비자를 만날 기회를 가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엑스포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호찌민시 득 누언 구 황반투 거리의 화이트팰리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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