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화요일'에 이어 '검은 수요일'이 현실화됐다.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투자심리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국 반도체주 급락과 실적 기대치 하회가 맞물리면서 국내 반도체주가 일제히 무너졌고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나란히 장중 10% 넘게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동반 발동됐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0.42포인트(5.98%) 내린 5663.24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65.45포인트(1.09%) 오른 6089.11에 출발했지만 장 초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뒤 급락세로 돌아서며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7.86포인트(1.11%) 오른 713.71에 출발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선 뒤 662.68로 마감했다.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역대 15번째이자 올해 들어 9번째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역대 14번째이자 올해 4번째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했다. 양 시장에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날 오전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79조3187억원, 영업이익은 60조542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시장 전망치를 소폭 밑돌면서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되살리지는 못했다. 이에 SK하이닉스 주가는 9.61% 급락했고, 삼성전자도 5.23% 하락하는 등 반도체 대형주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됐다.
간밤 미국 반도체주의 동반 약세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0.22% 하락 마감했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4.49% 떨어지며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마이크론(-8.85%), AMD(-8.15%), 인텔(-5.86%), 퀄컴(-4.21%), 웨스턴디지털(-6.91%) 등 주요 반도체주도 일제히 급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돈 데다 주주환원 기대가 약화했고 미국과 이란 협상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며 "전날 급락 이후 반등을 기대했던 심리가 꺾이면서 손실을 확정하려는 패닉 셀링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된 것이 이번 급락의 본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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