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당시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사업 백지화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 특별검사팀(권창영 특별검사)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다시 불러 조사한다.
특검은 원 전 장관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는지와 이 과정에서 법 위반 가능성을 알고도 반대 취지의 보도자료 배포를 지시했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다음 달 6일 오전 10시 원 전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관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 23일 첫 피의자 조사에 이은 두 번째 소환이다. 특검은 "이후 추가 소환 여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고속도로 종점이 경기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건희 여사 일가 소유 토지가 있는 강상면 일대로 변경됐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양서면을 종점으로 하는 원안은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지만, 국토부가 2023년 5월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대안을 검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국토부 장관이었던 원 전 장관은 논란이 확산하자 같은 해 7월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특검은 원 전 장관이 도로정책심의위원회 등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사업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백지화 과정에서 국토부가 법률 검토를 통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자문을 받았음에도 원 전 장관이 이와 반대되는 내용의 보도자료 배포를 지시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은 이 같은 행위가 장관의 권한을 남용해 사업 담당 공무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종점 변경 과정에 원 전 장관이 직접 관여했는지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원 전 장관은 특혜 의혹이 제기되기 전까지 고속도로 사업에 관여한 사실이 없으며, 논란이 커져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해 기존 절차를 중단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특검은 지난 15일 원 전 장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이후 23일에는 원 전 장관을 불러 약 9시간 동안 조사했으며, 이어 휴대전화 포렌식도 진행했다. 특검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종점 변경과 백지화 결정 과정에서 원 전 장관이 보고받거나 지시한 내용이 있는지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원 전 장관은 첫 조사에 출석하면서 특검 수사가 애초 노선 변경 특혜 의혹에서 백지화 선언의 위법성 문제로 옮겨갔다고 비판했다. 그는 "1년 넘게 고속도로 특혜를 추진했다고 수사하다가 도저히 안 되는지 이제 와서는 수사 대상을 백지화 선언으로 바꿀 모양"이라며 "위법 사실이 없어 특검의 의도대로는 잘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은 노선 변경 의혹에 연루된 국토부 서기관과 한국도로공사 직원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윗선'으로 지목된 원 전 장관의 혐의는 규명하지 못한 채 수사 기간을 마쳤다. 사건을 넘겨받은 종합 특검은 원 전 장관을 상대로 노선 변경 관여 여부와 사업 백지화의 의사결정 과정을 함께 조사 중이다.
특검은 내달 6일 조사 결과와 휴대전화 포렌식 내용 등을 검토해 추가 소환 필요성과 원 전 장관에 대한 처분 방향을 정할 전망이다. 특검이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은 추가 소환 여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수준으로 기소 여부나 처분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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