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30년 만에 찾은 일본 시장에서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시장 공략을 위해 앞세운 목적기반차량(PBV)이 초기 안착부터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현지 소비자의 높은 자국 브랜드 선호도와 일본 완성차의 탄탄한 인프라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7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일본에서 신규 등록한 차량이 16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과 7월 각각 7대, 9대가 새로 등록됐다. 이전에는 일본에서 차량을 판매하지 않았던 만큼 통계에 이름이 오르지 않았다.
앞서 기아는 지난 5월 PBV 'PV5'로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이는 1990년대 초 현지 시장을 공략한 이후 약 30년 만이다. 과거 일본 사업이 철수로 마무리된 만큼 이번에는 일본 종합상사 소지츠와 손잡고 설립한 '기아 PBV 재팬(소지츠 100% 출자)'을 통해 현지 사업 기반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다만 일본 진출 두 달째 판매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신규 등록된 16대 중 6월 판매 실적(7대)은 그마저도 고객에게 판매된 차량이 아니다. 이는 전시장이나 시승 등 기아가 현지에 판매 체제를 갖추기 위해 등록된 차량이다.
7월에 등록된 차량 9대 역시 일부는 전시장 등 업무에 활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 PBV 재팬은 지난 5월 15일 영업을 개시했고, 직영 딜러를 추가 개설 중이기 때문이다. 결국 실제 고객 판매 대수는 지난 두 달간 한 자릿수에 그치게 된다. 기아의 일본 시장 재진출이 초기 안착부터 예상보다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보는 이유다.
당장에 일본 진출 이후 세운 첫 판매 목표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기아 PBV 재팬은 2026년 회계연도에 1000대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려면 일본 회계연도 기준 내년 3월까지 최소 984대가 더 신규 등록돼야 하는데, 지금 속도대로라면 추가 판매 대수는 100대에도 못 미치게 된다.
관건은 초기에 현지 시장에서 기아만의 생태계를 구축해 내는지다. 일본은 소비자의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유달리 강한 한편 도요타나 혼다, 닛산 등 현지 완성차 업체가 탄탄한 판매·서비스망을 구축하고 있어 수입차 브랜드가 공략하기 쉽지 않은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기아만의 차별화 전략, 현지 유통망 확보가 중요한 셈이다.
이에 기아는 시장 저변을 넓히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먼저 현재 판매 중인 PV5 패신저와 카고 모델에 더해 웨이브로 라인업을 넓혀 다양한 니즈에 대응한다. 또 오는 9월 독일 하노버에서 IAA 상용차 모터쇼 2026이 열리는데, 여기에서 PV5를 이을 차세대 PBV 'PV7'을 최초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일본 시장에서 PBV에 대한 주목도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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