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의 법인카드 사용 의혹 제보자가 처음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고 "카드 사용 내역을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동국 회장 등 특정 세력과의 연계설에 대해서는 "신 회장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태호 전 큐어세라퓨틱스 대표는 7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 회장 일가의 법인카드와 법인 자산 사용 의혹과 관련해 회사 차원의 전수조사와 이사회·감사위원회의 검증을 요구했다.
그는 "제보한 법인카드 내역은 일부에 불과하다"며 "전체 계열사를 대상으로 송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감사위원회와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가 제시한 자료에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항노화 전문병원에서 약 6800만원, 치과에서 약 140만원을 결제한 내역이 포함됐다. 병원과 약국에서 사용한 법인카드 비용이 회사의 복지 혜택에 해당하는지 관련 사내 규정과 이사회 승인 절차가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게 김 전 대표의 주장이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이와 관련해 송 회장의 무릎 관절 치료와 관련해 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복지 혜택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는 "건강검진을 제외한 치료비와 약제비를 회사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 다른 임원들에게도 같은 기준이 적용됐는지를 회사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태호 전 큐어세라퓨틱스 대표가 7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회견 마친 후 취재진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효정 기자]
다만 해당 자료 제공자의 구체적인 소속이나 전달 과정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미를 걱정하는 전·현직 직원들로부터 자발적으로 전달받은 자료"라며 "회사에서 자료 유출자를 찾고 있다고 들어서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가 언론을 통해 제공한 송 회장 일가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이 최근 자료가 아닌 과거 자료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최신 자료는 보안이 매우 철저하다"고 말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임종호 전 한미약품 부사장 등의 인사와 함께 제보에 나선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김 전 대표는 "신 회장님을 알고는 있지만 1년 전쯤 처음 만나서 한미가 어떻게 정상화돼야 하는지 의견을 나눈 정도"라며 이번 제보가 특정 주주의 이해관계를 대변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한미약품그룹의 준법 경영과 경영 정상화를 논의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968년생인 김 전 대표는 1996년 한미약품에 입사했다. 이후 한미약품 경영진 비서실 소속 직원으로 근무하며 창업주인 임 선대 회장을 보좌했다고 한다. 이후 2017년 면역치료제 전문 바이오텍 큐어세라퓨틱스를 설립했다. 큐어세라퓨틱스는 2024년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