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미그룹 내홍 재점화… 경영권 분쟁에 법인카드 의혹까지 '악재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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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미약품]


한미그룹을 둘러싼 오너 일가와 주요 주주 간 갈등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법원이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보유 주식에 100억원대 가압류 결정을 내리면서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한 데 이어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일가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둘러싼 공방과 내부 자료 유출 논란까지 겹치면서다. 지난 2020년 창업주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 타계 이후 2024년 초 불거진 형제·모녀 간 경영권 분쟁이 3년째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

◆ 신동국 회장, 지분 확대로 경영권 분쟁 다시 불붙이나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9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을 상대로 낸 한미사이언스 주식 가압류 신청을 인용했다. 청구 금액은 100억원 규모로 신 회장 측은 임 부회장이 이른바 '4자 연합' 협약에서 정한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를 어겼다고 주장한다. 임 부회장이 보유 주식 일부를 에쿼티퍼스트 펀드와 환매조건부 방식으로 거래하는 과정에서 해당 주식이 시장에 매각돼 최근 2년간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압류는 본안 소송에 앞선 임시 보전 조치다. 책임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 회장이 최근 지분을 늘려온 정황과 맞물리면서 업계에서는 4자 연합의 균열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시장 안팎에서는 그룹 지배구조를 둘러싼 분쟁이 재점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편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 유한회사는 신 회장을 상대로 600억원 규모 위약벌 청구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지난해 추진하던 시니어케어 사업이 신 회장의 반대로 이사회에서 무산된 것을 두고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1심 선고는 오는 10월 1일로 예정돼 있어 이번 판결이 경영권 구도에 또 한 번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송 회장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내부 자료 유출 논란까지 

법인카드 사용을 둘러싼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김태호 전 큐어세라퓨틱스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대한 회사 차원의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그는 최근 송 회장 일가의 법인카드와 회사 자산 사용 의혹을 언론에 제보한 인물이다. 

김 전 대표가 공개한 자료에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항노화 전문병원에서 약 6800만원, 치과에서 약 140만원이 결제된 내역 등이 포함됐다. 그는 "제보한 내역은 일부에 불과하다"며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점검과 감사위원회·이사회 보고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미그룹은 송 회장의 무릎 관절 치료 비용은 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복지 혜택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백화점 결제는 임직원·주요 고객용 선물 구입 비용, 해외 사용 내역은 업무상 출장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보도에 활용된 자료에는 사후 환입이나 결제 취소 내역이 빠져 있어 불완전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특정 대주주를 모욕하거나 비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여러 출처 불명의 자료가 시장 등에 유포되고 있다"며 이러한 자료는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김 전 대표는 신동국 회장 등 특정 세력과의 연계설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그는 "신 회장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법카 사용 내역은) 한미를 걱정하는 전·현직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전달한 자료"라고 밝혔다. 

◆ 한미 실적은 사상 최대인데… 지배구조 불안 여전

한미그룹의 경영 실적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개선돼 왔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해 매출 1조35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7216억원, 영업이익 927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 역시 지난해 매출 1조5475억원, 영업이익 257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에는 국내 최초의 GLP-1 계열 비만 신약 출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그러나 3년째 이어지는 경영권 갈등에 법인카드 의혹, 가압류, 대규모 소송전까지 겹치면서 업계에서는 실적 개선의 온기가 지배구조 불안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시장에선 오는 10월 위약벌 소송 1심 선고를 기점으로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또 한 번 분수령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은 이미 단단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했고, 매 분기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며 오너가 분쟁과 별개로 사업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조직 운영상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투명하게 개선하면서 발전시켜 나가면 된다"며 "이미 작년부터 한미는 내부 규정 개선 등에 관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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