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무엇을 드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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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순례자를 맞는 가정이 가장 먼저 고민할 일 가운데 하나는 식사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라며 삼겹살과 김치를 준비하고 싶겠지만, 모든 순례자에게 반가운 음식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슬람교도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힌두교도 가운데는 소고기를 피하는 사람이 많다. 채식주의자나 유제품·견과류·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는 참가자도 있을 수 있다. 매운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청년도 적지 않다.
 
좋은 환대는 풍성한 상차림보다 "먹지 못하는 음식이 있나요?"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순례자가 도착하기 전 종교적 식사 제한과 알레르기, 채식 여부, 매운맛에 대한 선호를 확인해야 한다. 삼겹살을 준비하더라도 닭고기·두부·버섯 등 대체 식재료를 마련하고, 김치와 양념에 젓갈이나 육류 성분이 들어갔는지도 알려주는 것이 좋다. 매끼 햄버거나 피자를 내놓기보다 밥과 국, 달걀, 두부, 생선, 과일처럼 선택하기 쉬운 음식을 조합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문화체험도 거창할 필요는 없다. 대회 공식 일정을 마친 순례자에게 장거리 관광을 권하면 오히려 피로를 더할 수 있다. 여유 시간과 본인의 의사를 확인한 뒤 본당 주변 시장이나 동네 공원, 성지와 고궁을 짧게 산책하는 정도가 알맞다. 대중교통 이용법을 알려주거나 함께 장을 보고 간단한 한국 음식을 만드는 일도 좋은 체험이 된다.
 
순례자를 '한국문화를 배워야 할 손님'으로 대하기보다 며칠간 생활을 함께할 가족으로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을 먹고 어디를 볼지는 호스트가 정해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서로 묻고 함께 선택해야 한다. 한국식 환대의 깊이는 음식의 가짓수보다 상대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얼마나 세심하게 존중했는 지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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