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에서 임의경매로 매각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가 신청된 집합건물 10개 중 4개는 경매 개시 후 2년 넘게 걸린 물건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여파로 대거 시장에 나왔던 장기 경매 물건들이 최근 서울 집값 상승과 경매시장 강세를 타고 매각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부터 매각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신청까지 2년 넘게 걸린 집합건물은 680개로 집계됐다. 지난 5월 523개와 비교하면 두 달 만에 30.0% 증가했다. 지난달 매각등기가 신청된 전국 집합건물 2703개 가운데 25.2%는 2년을 초과한 물건이었다.
특히 서울에서 장기 경매 물건의 매각이 집중됐다. 서울에서 2년을 초과해 매각된 임의경매 집합건물은 지난 5월 36개에서 6월 63개, 7월 110개로 두 달 만에 3.1배로 늘었다.
장기 물건의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지난달 매각등기가 신청된 서울 집합건물은 총 264개로, 이 가운데 41.7%가 경매 개시 후 2년을 넘긴 물건이었다. 장기 물건 비중은 지난 5월 14.9%에서 6월 32.0%로 오른 데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9.7%포인트 상승해 40%를 넘겼다.
같은 달 경기는 17.6%, 인천은 14.5%에 그쳐 수도권에서도 지역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장기 경매 물건의 매각이 수도권 전역에서 고르게 늘었다기보다 서울에 집중된 셈이다.
이는 경매 물건이 급증한 데다 서울 집값 상승과 경매 수요 회복을 계기로 장기간 묶였던 물건이 대거 매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1.0%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100%를 웃돌았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4년 7월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가 신청된 전국 집합건물은 5484개로 전년 동월보다 54.6% 증가했다. 2010년 11월 이후 13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당시를 전후해 급증한 물건 가운데 일부가 사건 처리 지연과 개인회생 등으로 경매 절차가 길어지면서 최근 매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집값 상승이 일부 채무자의 경매 지연 유인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인회생 신청만으로 경매가 자동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법원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 절차를 중지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
경매가 중단된 사이 집값이 오르면 재개된 경매에서 종전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될 가능성이 커진다. 매각대금으로 담보채무와 선순위채권 등을 갚고도 돈이 남으면 채무자에게 돌아갈 잔여재산도 늘어난다. 다만 등기 통계만으로 개별 물건의 지연 사유나 개인회생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서울처럼 집값이 오르는 지역에서는 일부 채무자가 법원 실무의 제도적 한계를 경매 지연에 이용하는 사례도 나타난다”며 “실제 2024~2025년 낙찰됐다가 개인회생 등의 영향으로 매각이 불허된 물건이 다시 경매에 부쳐지면서 경쟁률이 높아지고 낙찰가격이 종전보다 수억원 오른 사례도 여러 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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